언론의 눈은 국민들의 눈이다. 언론이 보도하는 시각은 국민들의 시각과 같아야한다. 언론과 국민들은 하나로 갈 때에, 언론은 자기의 역할을 다한다. 여기서 다한다는 것은, 언론의 감시?감독으로, 여론을 주도하고, 잘못된 것을 고치는 것이 언론 원래의 제 모습의 역할이다. 지금은 대의민주주의 시대이다. 대의민주는 여론에 따라야만, 민주도 제대로 작동하고, 민주의 모든 기관도 여론에 따른 정책을 할 수가 있다. 이때에 어느 기관에서 자기의 잘못을 감춘다고해서, 없었던 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일단 여론에 따른 언론의 보도가 나가면, 이를 감추겠다는 것이 들통이 날수록, 빛보다 빠른 속도로 더 멀리가고, 이에다 소문까지 겹쳐, 언론 본래의 사명은 소문에 감춰진다. 언론의 속성은 세상에 드러나는 것에 달려 있다. 어느 기관이 잘한 일보다 못한 일일수록, 해당기관이 감추려면, 그 기관은 대의민주주의 사회에선, 제 역할은커녕, 소문에 휩싸여, 몸살을 앓는다. 신열을 앓을수록 지탄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만다. 이 같이 전락한 기관은 경북도의 교육행정을 책임진, 경북도교육청이다. 임종식 경북도 교육감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경북도교육청 공보관실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지역신문에 이슈가 되는 계도?비판성 기사가 실리고 있지만, 공보관실은 언론자료에서 경북도교육청을 비판하는 기사는 대부분 고의적으로 빼버리고 있는 판이다. 공적인 보도를 자기들의 입맛에 맞게, 넣고, 빼고를 함으로써, 여론을 조작한다는 비난까지 받고 있는 추세이다. 여론은 살아있는 하나의 생명체이다. 입맛대로 넣고, 빼고는 살아있는 여론의 생살을 으서지게 할뿐더러, 여론의 뼈까지 빼버려, 여론을 오도한다. 경북교육청이 보도 스크랩이란 칼날로 현재 이런 작태를 연출하고 있다.
경북교육청의 사례를 보면, 어느 학교 유도부 선수단이 지도교사의 인솔로 하절기 전지훈련을 위해 훈련 현장인 영양군 낙동정맥로 수하계곡 명승지에 도착한 것은 한창 무더위가 극성을 부리던 지난 5일이었다. 선수단 일행은 이날 낮, 학생 학부모 지도 교사 등 일행과 함께 한바탕 물놀이를 즐긴 뒤 점심식사를 하다말고, 어느 학생(남 16, 3학년)이 보이지 않는다는 학생들의 말에 따라 일행이 나서 계곡을 오르내리며 찾기에 나섰다. 한참 후 물이 다소 깊은 계곡부근에서 어느 학생은 싸늘한 익사체로 발견됐다. 시신 검안결과 이날 오후 2시40분께 익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놀이의 절대 필수 안전장비인 수중 안전조끼 미착용 상태였다. 인솔 지도교사는 물놀이 안전교육도 제대로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의 대상이 됐다. 익사한 학생의 아버지는 지난 14일 아들의 비보를 뒤늦게 접한 뒤, 아들의 죽음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을 참지 못해 결국엔 자신의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전해지면서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학교 측과 경북도교육청은 이번 사고를 경북도교육위원회에 보고하지 앉고 숨겼다. 박태춘(안동 비래) 교육위원이 사고 사실을 알아내 확인함으로써, 환한 세상에 드러났다. 통상적으로 언론의 보도내용은 중앙·지방 일간지 등 언론보도를 종합하여, 공보관실에서 제작하는 스크랩으로 내부 행정전산망에 올려, 전 직원들이 자유롭게 열람한다. 또 언론 및 그 밖의 주요 자료로 활용된다. 이처럼 문제의 기사를 스크랩에서 제외한 관계로 교육행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던 기사에 대해 해당 실과장은 물론 담당 직원들조차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공보관실에서 빼버리는 통에, 이게 또 언론에 보도되는 바람에 경북교육청은 또 다시 망신살만 뻗고 말았다. 망신살의 교훈은 결코 손바닥으로는 햇빛을 가릴 수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 2월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20세 이상 성인 남녀 1천41명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언론의 가장 중요한 사회적 기능으로는 정보 제공 기능(31.4%)과 사회 감시 기능(28.4%)이었다. 정보와 감시의 중간에서 경북교육청이 농간을 부린 것은 이제부터라도 고치고, 담당자를 문책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