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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서 우승까지’

뉴시스 기자 입력 2016.10.04 19:08 수정 2016.10.04 19:08

한정, KOVO컵 우승 ‘다크호스 급부상’한정, KOVO컵 우승 ‘다크호스 급부상’

팀 창단 후 첫 한국배구연맹(KOVO)컵 우승을 이뤄낸 한국전력의 상승세가 매섭다.한국전력은 지난 3일 청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 청주·KOVO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결승전에서 KB손해보험을 세트스코어 3-1(25-20 18-25 25-19 25-21)로 꺾고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팀 창단 첫 컵대회 우승이자 전승(5승) 우승으로 기쁨은 더욱 컸다. 한국전력은 창단 후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매시즌 하위권을 맴돌았고 우승의 문턱은 높았다.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신영철 감독 부임 4년차를 맞은 한국전력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V-리그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그동안 한국전력은 전광인, 서재덕이라는 걸출한 토종 공격수를 보유하고도 우승과는 거리가 먼 팀이었다. 두 선수의 기량은 높았지만 다른 포지션들은 취약했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농사도 매년 흉작을 거듭했다.신영철 감독은 빈약한 포지션을 위해 올 시즌 윤봉우(센터)와 강민웅(세터)을 품에 안았다. 윤봉우는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에서 플레잉코치로 뛰다가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현대캐피탈은 윤봉우에게 은퇴 이후 지도자 생활을 제안했지만 윤봉우는 현역 생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히며 현대캐피탈과 일단 FA 계약을 한 뒤 한국전력으로 트레이드됐다. 삼성화재와 대한항공 등에서 후보로 전전했던 강민웅도 지난 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한국전력의 유니폼을 입었다. 강민웅은 올 시즌 주장으로 선임되며 책임감까지 더해졌다.두 선수의 영입으로 전력이 급상승했다. 윤봉우는 이번 컵 대회에서 노련미를 앞세워 상대 공격수들의 공격을 막아냈고, 강민웅은 적재적소에 볼을 배급하면서 경기를 지휘했다. 외국인 공격수 아르파드 바로티도 독기를 품고 돌아왔다. 바로티는 2013~2014시즌 V-리그 OK저축은행에서 활약했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시즌 종료 후 재계약에 실패하며 한국을 떠났다. 2년 만에 다시 한국 무대로 돌아온 바로티는 이번 시즌 V-리그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하며 드래프트에서 3순위로 한국전력의 선택을 받았다.다시 돌아온 바로티는 예전과 달랐다. 높은 타점과 파워를 더하며 과감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전광인, 서재덕과 함께 막강한 삼각편대를 이뤘다. 신영철 감독도 "올 시즌 바로티의 강점을 살리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단점은 생각하지 않는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이번 컵대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전광인의 부활도 신영철 감독을 웃게 만들었다. 전광인은 토종 거포로 이름을 알렸지만 지난해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에서 무릎 부상 이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슬럼프가 계속됐고 힘든 재활을 거쳐야했다. 오랜 재활 끝에 컵대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전광인이 돌아오자 서재덕도 함께 살아났다. 이번 컵대회 우승으로 한국전력은 올 시즌 V-리그 우승후보로 급부상했다. 신인들의 패기와 노장들의 경험이 더해지면서 해볼만하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신 감독은 "우리 팀은 주전과 백업 요원들의 격차가 있다"며 고개를 저었다. 다만 "주전 선수들의 큰 부상만 없다면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선수들의 간절함도 팀 분위기에 퍼져있다. 전광인은 "그동안 우리 팀은 하위권에서 맴돌았다. 그때마다 상대 팀들이 우리를 쉽게 보는 것 같아 독기가 생겼다. 선수들도 패배의식을 벗어 던졌다. 올 시즌 V-리그에서 상대 팀들이 긴장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컵대회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한국전력이 오는 15일 개막하는 2016~2017 V-리그에서도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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