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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지진에 원전(原電)이 불안하다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6.10.11 13:38 수정 2016.10.11 13:38

현대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생활이 편리해졌다. 그러나 전자파 발생과 화학(화공)약품 개발로 인간의 육신을 병들게 하고 생명까지 위협(威脅)하고 있다. 눈부신 과학기술 발전으로 개발된 전기. 현대생활은 전기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산업. 교육. 상업. 농업. 의료등 모든 업무와 생활이 전기 없이는 불가능(不可能)하다. 하지만 전기를 생산하는 원전(핵발전소)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시설이다. 2011년 3월 11일 열도(列島) 동 일본에 대지진이 일어났고 후쿠시마에 쓰나미가 덮쳐 원자력발전소를 단숨에 집어삼켰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일본의 동북부지방에서 진도(震度) 9. 0이라는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고 약 40분 지난 뒤 15m의 거대한 쓰나미가 후쿠시마를 강타해 약 2만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다. 다음날인 3월 12일부터 원전 후쿠시마 1호기. 3호기. 2호기. 4호기 순으로 폭발해 이 지역이 완전히 초토화(焦土化) 됐다. 지난달12일 저녁8시33분경 경주 부근에서 5. 8의 국내에서 역대 최강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수백여회의 여진이 계속됐고 19일 저녁 8시 33분에는 규모 4. 5의 지진이 또 발생했다. 지난 5일에는 태풍 차바와 해일성 파도가 고리원전부근인 부산 해운대 한 아파트 앞을 강타했다. 우리나라도 이제 지진과 해일 안전지대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6-7 규모의 지진이 더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7월 10일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대구. 경북이 한반도 내륙에서 지진이 가장 잦은 지역으로 밝혀졌다. 지진관측이 시작된 1978년 이후 156건의 지진이 발생했다. 수치로 2위인 대전. 충남. 69건보다 2배 이상 높다. 지질학계에 따르면 지진은 2010년부터 최근까지 년 58.4회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동일본 대지진 이후 진앙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한다고 밝혔다. 부산 기장에서 경북 울진까지 영남권 동해안은 원자력발전소 집합소(集合所)다. 후쿠시마 같은 대형사고가 우리나라에서 일어나지 않는다고 누구도 장담(壯談) 할 수 없다. 정부와 핵발전소 관계자들은 우리나라 원전은 안전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인간이 하는 일에 절대 안전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더 안타까운 것은 후쿠시마사고를 보고도 정부와 국민이 교훈(敎訓)을 얻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현재 부산 기장에 6기. 경북 경주에 6기. 울진에 6기. 전남 영광에 6기 등 24기의 원전을 운영 중에 있고 울산 울주와 경북 울진에 각 2기의 원전을 더 짖고 있다. 2024년까지 총 42기로 늘여 세계 3위의 원자력대국이 되겠다고 밝혔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원전사고 위험 율이 세계에서 세 번째 높은 나라가된다. 당국은 원전시설이 없으면 전기 없는 암흑세상이 되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糊塗)하고 있지만 독일의 예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독일은 1970년부터 ‘에너지전환’을 고민했고. 2009년에 재생에너지법(EEG)을 제정했다. 이법에 근거해 국가에너지망에서 재생에너지개발에 우선권을 주고 재생에너지 분야(分野) 투자에 보상까지 했다. 이렇게 해서 재생에너지 관련 기술수요가 증가하자 혁신이 이어지고 생산비도 크게 낮아졌다. 독일정부가 원전폐쇄를 결정했을 때 국. 내외 많은 인사들이 대규모 정전사퇴(블랙아웃) 나 전기요금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고 결국 전기를 수입해야 된다고 강하게 경고했지만 허구(虛構)로 확인됐다. 독일정부도 2010년에 원자력발전소 운영기간을 몇 년 연장하기로 했으나 후쿠시마원전 사고를 보고 연장결정은 없던 일로하고 2022년까지 원전시설을 완전히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독일은 2014년부터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의 약 4분의 1정도를 수출하는 재생에너지 수출국이 됐다. 또한 재생에너지 생산 분야에서 35만개의 일자리까지 창출했다. 우리정부는 원전 안전타령만 하지 말고 독일에게 한 수 배워야 된다.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기 위해 존재한다. 만일 지진이나 해일로 경주 또는 울진에서 원전사고가 발생하면 대구, 경북 주민 대다수가 대량 피폭을 당할 수 있다. 또 원전사고는 방사능으로 오염된 땅을 정화(淨化) 하는데 100년 이상 걸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후쿠시마는 사고 후 5년 반이 지났으나 아직까지도 희망의 끈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원전 폐쇄에 관한 논의와 결단이 절실(切實)하다. 원전시설에서 방출되는 방사능은 암뿐 아니라 각종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문제는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다. 원전 없는 시대를 열어야 미래가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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