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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영천시 잡풀 뒤덮인 보도블록, 비산먼지 영향이란 황당 해명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9.06.16 19:15 수정 2019.06.16 19:15

도로는 차도와 인도로 확연히 구분된다. 인도와 차도의 이용률을 볼 때, 인도가 월등하다. 그럼에도 인도는 사람이 걷기에도 불편하다. 요즘엔 전동 킥보드와 전동 스쿠터까지 인도로 다니는 것이 일상이다. 이들은 마치 요리 조리로 운행하면서, 인도를 점령하는 바람에 그나마 부족한 인도를 더욱 복잡·위험하게 만든다. 보행자와 자동차를 단순 비교를 한다면, 비교할 감도 안 될 정도로 인도가 비좁다. 또 약간의 비만 쏟아지면, 차도의 물이 인도까지 흘러넘친다.
인도엔 보행자의 편의와 도시 미관을 위해서, 예산을 투입하여 보도블록을 깐다. 보도블록은 보행자가 통행하는 인도를 포장한 토목자재이다. 잡초가 보도블록의 틈새를 비집고 자라지 않도록 촘촘한 시공이 가능할뿐더러, 내구성도 강하다. 보도에 제일 많이 포장된 것은 콘크리트를 고강도로 압축해, 만든 콘크리트가공 블록이다. 가로와 세로 11cmx22cm, 20cmx20cm, 30cmx30cm이다. 두께 6~8cm이다. 2000년대 후반 대부터는 도시 미관 등을 고려하게 돼, 보도블록도 여러 가지 색상을 배합한, 패턴의 포장이다.
차도와 인도에서, 우리나라 자동차의 등록대수를 보면, 2018년 7월 국토교통부 자동차관리정보시스템(VMIS)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자동차 누적 등록대수는 작년 말에 비해, 1.6% 증가한 2천288만2천35대다. 인구 2.3명당 자동차 1대를 보유한 셈이다. 자동차 등록대수의 연간 증가율은 2015년 4.3%에서 2016년 3.9%, 작년 3.3%에 이어 올해에는 3.2%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인구로 비례할 때엔, 자동차가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 말은 보도가 지금보다 넓고 포장도 튼실해야한다는 뜻이다. 반대라면, 누구를 위한 차도·인도인가를 물어야할 판이다.
이런 물음에도 불구하고, 영천시는 전혀 딴판으로 도로행정을 하고 있다. 경북도가 발주한 영천시 조교동~임고 간 도로확장공사가 오는 11월 준공을 앞두고 있으나, 인도에 설치한 보도블록이 부실시공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조교동에서 임고면 양항리까지 약 5.32㎞ 공사 구간 중에, 이미 완공된 도로 옆 인도에 설치한 보도블록에서 잡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어, 마치 유령마을을 연상케 한다.
특히 규사(硅砂)로 보도블록 사이의 틈이 채워져야 할 공간에 잡풀만 무성하다. 보도블록 간의 간격도 일정치 않아, 시방서에 따라 공사가 진행됐는지, 들쭉날쭉하여 시공자체에 의문이 따른다. 이 같다면, 보도블록의 틈새를 막기 위한 또 다른 작은 보도블록을 깔아야할 것만 같다. 전문가에 따르면 보도블록을 시공하려면, 보조기층으로 석분과 모래를 일정 두께로 깔고, 다져야한다. 그 위에 블록을 쌓는데 잡풀이 이렇게 무성하게 자라는 것을 보니, 분명 시공 상에 문제가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전문가가 아니라도 이렇게 생각을 할 것이다.
이에 대해 감리사 관계자는 며칠 전 비가 많이 왔는데, 비산먼지 등의 영향으로 풀이 자란 것 같다며 이해하기 어려운 해명을 했다. 보도블록에 난 풀과 비에서, 그 어떤 상관이 있다면, 시공할 때에 틈새를 메우지 않았다고 봐야한다. 또한 비산먼지의 영향이란 해명의 앞에선, 해명이라도 적은 설득력이 뒷받침되어야함에도 전혀 반대로 가고 있는 것을 보니, 무엇인가를 시민들에게 숨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이 들 정도이다. 더구나 잡초가 자랄 토양이 될 정도의 비산먼지는 행정처분감이다. 해명을 압축하면, 황당함의 그자체이다. 보도블록의 잡초에서, 비산먼지·비가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가. 관계가 있다면, 보도블록 담당자의 무능을 그대로 노출할 뿐이다. 이런 경우 뿐에 그친다면, 담당자에게 합당한 책임을 묻고, 인사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 업자의 잘못이라면, 거덜 난 재정을 변상 조치해야 한다. 차도에 비해서 안 그래도 비좁은 인도에 잡풀도 있어야겠다고, 무성함을 자랑한다면, 이도 황당함의 그자체이다. 영천시는 도로에서 ‘사람중심’의 행정을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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