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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경북 서원 4곳 유네스코 세계유산등재, 문화유산가치 공유로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9.07.08 19:50 수정 2019.07.08 19:50

유네스코 유산은 1972년 1월 16일 유네스코 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 제17차 정기총회에서 채택된, ‘세계문화 및 자연유산보호협약(Convention Concerning the Protection of the World Cultural and Natural Heritage)’에 따라 지정된 유산이다. 전 세계 인류가 공동으로 보존해야 할 중요한 역사적·학문적 가치를 지닌, 세계적인 유산을 의미한다. 한 번의 등재로 한국 문화유산은 세계의 유산이 된다.
이번에 등재된 것은 ‘한국의 서원’이다. 지난 6일(아제르바이잔 현지시간)에 유네스코(UNESCO, 국제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지난 6월 30일부터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개최된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우리나라가 신청한 ‘한국의 서원’을 세계유산에 등재키로 최종 결정했다. 이로써 한국의 서원은 우리나라의 14번째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한국의 서원은 16∼17세기에 건립된 국내 9개 서원으로 우리나라 최초로 건립된 서원이다.
사액서원인 소수서원(영주), 지역 출판문화를 주도하는 등 서원의 출판과 장서의 기능을 보여주는 탁월한 사례인 옥산서원(경주), 한국의 서원 중 학문 및 학파의 전형을 이룬 대표적인 서원인 도산서원(안동), 자연과 조화된 한국 서원 건축을 대표하는 병산서원(안동) 등 도내 4개 서원이다. 경남 함양의 남계서원, 전남 장성의 필암서원, 대구 달성의 도동서원, 전북 정읍의 무성서원, 충남 논산의 돈암서원 등이다. 소수서원은 풍기군수 주세붕이 중종 38년(1543년)에 백운동서원이라는 이름으로 건립한 서원이다. 서원 교육, 제향과 관련한 운영 규정을 처음으로 만들어, 이후 세워진 서원 교육 규정에 영향을 미쳤다. 소수서원은 13세기말 우리나라에 최초로 성리학을 원나라(1260-1368)에서 도입한 인물로 이 지역 출신인 안향이 생전에 공부했던 장소다. 주요 배향인물로는 안향, 안축, 안보, 주세붕 등이다.
회재 이언적 선생을 배향한 옥산서원은 누마루 건축물을 처음으로 서원에 도입했다.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살아남은 47개 서원중 하나다. 옥산서원은 입학규정, 교육 평가 내용과 관련된 고문서가 소장돼, 서원의 교육 방식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도산서원은 안동 출신으로 중국에서 전래된 성리학이 우리나라에서 정착되고 체계화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퇴계 이황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 1574년에 지었다. 1614년에는 이황의 제자였던 조목(1524-1606)도 함께 종향됐다. 서원이 학문과 학파의 중심 기구로 발전하는 한국 서원발전의 과정을 보여준다. 강당이 비대칭으로 구성된 특징이 있다.
병산서원의 전신은 풍산현에 있던 풍악서당으로 고려 때부터 사림의 교육기관이었다. 1572년 서애 류성룡 선생이 지금의 병산으로 옮겼다. 1662년에는 류성룡의 아들이자 그의 학문을 계승한 류진(1582-1635)을 종향했다. 만인소를 조선시대 최초로 작성하는 등 공론장으로써의 서원 역할을 적극적으로 실천한 곳이다. 병산서원 목판은 지난 2015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유교책판’의 일부로 포함됐다.
동아시아에서 성리학이 가장 발달한 사회였던 조선 시대 각 지역에서 활성화된 서원들이 성리학의 사회적 전파를 이끌었다. 서원 건축이 높은 정형성을 갖췄다는 점이 세계유산 등재에 필요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Outstanding Universal Value)’로 인정받았다. 개별 유산의 진정성과 완전성, 보존관리계획도 충분한 요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았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선조가 물려주신 문화유산의 가치를 전 세계인이 함께 공유하는 기회이다. 체계적인 보존관리 시스템 구축은 물론 타 지역과 연계한 교육의 장으로 활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의 문화유산은 우리의 것만은 아니다. 세계인들이 함께 공유할 유산이다. 우리 후손들은 보존과 연구로 더욱 유산의 가치를 높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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