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는 5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권영진 대구시장 주재로 ‘일본 수출규제 관련 대구시·유관기관·경제계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조치를 소재·부품 산업 육성의 계기로 삼기로 했다.
이 날 회의는 지날 2일 일본각의가 한국을 수출절차 간소화 혜택 대상인 화이트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함에 따라, 관련기관과 기업들이 파악한 현황을 공유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참석자들은 대일 수입이 기계·화학·철강금속 등 제조업 기반분야에 집중되어 있어, 이번 화이트리스트 배제조치가 지역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번 사태를 부품·소재산업을 육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기업별 맞춤형 지원대책 수립을 위한 긴급 현황조사와 소재·부품 대체 신속지원체계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먼저 7월부터 운영중인 ‘일본수출규제 비상대책단’ 산하에 기업조합, 유관기관, 대구시 소관과가 참여하는 산업별 비상대책단을 구성하여, 기업별 소재·부품 수입현황 및 일본수출규제 대응동향을 전수조사하고 기업 맞춤형 지원대책을 수립한다.
권 시장은 소재·부품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현장소통시장실을 개최해 일본 수출규제관련 기업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한다.
대구테크노파크, 기계부품연구원 등 지역기업지원기관들은 지역기업의 신속한 소재·부품 대체를 지원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신뢰성 평가장비 현황을 공유하고, 대구시는 부족한 평가장비에 대해 국비사업 등을 통해 보완을 추진한다.
일본수출규제 피해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한 방안도 추진한다.
대구시는 일본의 일차수출규제 이후 대구신용보증재단을 통해 기업당 2억원씩 최대 100억원의 특별보증(보증료율 연0.9%)을 지원해왔다.
이에 더해, 400억원 규모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을 편성(기업당 10억원)해 일본수출규제 피해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지방세 기한연장, 징수유예, 세무조사 연기 등 대구시 차원에서 가능한 세제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대구시 소재·부품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한다.
우선, 매년 1조원 이상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정부 R&D투자와 연계한 대형신규사업 발굴을 추진한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협력 사업을 발굴·추진하여 대기업에게는 안정적인 고품질 국내 공급처를, 지역 중소기업에게는 안정적인 수요처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대구시는 일본산 소재·부품의 신속한 국산화 추진과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신규 소재·부품 사업에 대한 예타면제와 52시간 근로제 유예 등도 정부에 적극 건의하기로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는 국채보상운동, 2·28민주운동 등 어려운 시기가 닥쳐올 때마다 대구만의 뚝심으로 이겨내왔다”면서, “이번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대구 소재·부품 산업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대구시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김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