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부과학기술원(이하 DGIST)가 신체 내 버려지는 기계적 운동에너지를 수집해 마찰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소자를 개발하고 이에 신경인터페이스 기술을 접목해 배터리 없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새로운 신경조절 인터페이스를 개발했다.
향후 인체 내 삽입하는 신경자극기 개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DGIST 로봇공학전공 이상훈 교수팀은 싱가포르국립대학 연구팀과 함께 인체에서 발생하는 기계적 운동에너지로 신경자극 신호를 발생시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새로운 개념의 신경조절 인터페이스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말초신경 중에서도 방광골반신경을 자극해 배뇨활동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신경인성 방광을 치료하는 데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경인성 방광’은 신경질환 중 하나로 방광과 요도의 기능 장애가 주증상이다. 요실금이나 변실금 치료를 위해 개발된 기존의 인체 삽입형 신경자극기로 천추신경을 인위적으로 자극해 과민성방광 치료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로 인한 신체 내 부작용이나 주기적인 배터리 교체와 같은 한계로, 환자의 심리적·경제적 부담까지는 해결할 수 없었다.
근래 방광기능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방광골반신경에 전기 자극을 주는 여러 연구가 진행됐지만 신경의 크기가 매우 작고 몸 속 깊이 위치해 있어 연구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상훈 교수팀은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방광골반신경을 위한 신경전극 개발과 함께 인체에서 발생하는 기계적 운동 에너지를 모아 마찰전기 에너지로 바꿔주는 마찰대전 신경자극소자를 적용해 방광의 배뇨기능을 유도하는 배터리 없는 신경조절 인터페이스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이 교수팀이 개발한 신경조절 인터페이스는 유연하면서도 매우 작은 방광골반신경에 안정적인 삽입이 가능해 합병증 위험이 적다. 고강성 성질을 지닌 기존의 신경자극기가 불필요한 신경 자극을 일으켜 합병증에 취약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 신경자극소자는 신체 움직임에서 발생되는 마찰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시켜 에너지원으로 활용이 가능하게끔 해 준다.
이상훈 교수는 “마찰전기를 신경자극 실험에 적용해본 것이 이번 연구의 시작이었다”며 “자율신경계의 일종인 방광골반신경을 마찰전기자극으로 조절하는 기술은 향후 배터리 없는 인체삽입형 신경자극기 개발에 있어 무한한 응용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의 지원을 받은 DGIST 로봇공학전공 이상훈 교수팀과 싱가포르 국립대학 팀의 공동연구로 진행됐으며 저명한 화학분야 저널인 ‘나노 에너지(Nano Energy)’ 6월호에 게재됐다.
김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