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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사회

왕산 광장·누각 명칭 놓고 산동면 주민·민족문제연구소 갈등

김철억 기자 입력 2019.09.22 18:18 수정 2019.09.22 18:18

구미시가 3대에 걸쳐 14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왕산 허위 선생을 기리기 위해 짓고 있는 왕산 광장과 누각의 명칭 변경과 관련 구미시 산동면 주민과 민족문제연구소가 갈등을 빚고 있다.
산동면 주민협의회는 지난 19일 입장문을 내고 “산동 물빛공원은 역사기념공원이 아니라 근린공원으로 지역 생활권 거주자의 휴양 및 정서생활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조성된 공원인 만큼 시설물 명칭 역시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산동 물빛공원은 확장단지 조성 사업시 수자원공사와 주민대책위와의 협의 결과 특화된 수변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했으나 특정 단체가 개입해 공원 명칭 및 시설의 변경을 시도한 것에 대해 납득하기도 어렵고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정 방향으로 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독립유공자 후손을 앞세우는 행위는 그분들을 욕되게 하는 것으로 다른 적절한 방법을 통해 독립운동의 숭고한 가치와 정신이 시민들에게 전해지기를 희망한다”며 “지역주민들이 이용하는 공원과 관련된 명칭을 두고, 직접이용자가 아닌 단체가 개입하는 것은 주민간·지역간 갈등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공원조성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 시도를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협의회는 “공원조성 계획 당시는 확장단지 내 주민입주가 이뤄지기 전이어서 실 이용자인 산동면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며 “공원 조성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배제하고 모 단체의 의견에 따라 시설과 명칭이 결정돼 지역 주민들은 이를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수자원공사는 당초 계획대로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특화공원을 차질없이 조성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왕산 허위 선생 가문은 3대에 걸쳐 독립운동가를 배츨한 대한민국 최고의 독립운동가 집안임을 잘 알고 있으며 그분들의 업적을 기리며 당연히 본받아야 하지만 이용주민이 한정된 소규모 근린공원이 아니라 그분의 업적에 걸맞는 시민 다수가 이용하는 공원이나 이미 있는 구미왕산 기념공원, 왕산 생가터 등에 왕산 누각이나 광장을 추가로 조성해 그 숭고한 뜻을 기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병택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장은 “산동면 주민협의회는 2,000여명에 불과한 구 주거지 주민들의 단체다. 물빛 공원주변 신규 확장단지에는 2만명이 넘는 주민들이 대단지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이들은 왕산 선생의 이름을 딴 누각과 광장이 들어서길 원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왕산 선생 후손들에게 상처를 줘서는 안되고 실제 사용하는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구미시는 한국수자원공사 구미사업단에서 국가산업4단지 확장단지 3만㎡에 조성중인 근린공원에 주민공청회를 거쳐 8,000㎡의 왕산 광장과 왕산루, 왕산 선생 가문이 배출한 독립운동가 14인의 동상을 설치하기로 했다. 그러다 지난해 장세용 시장이 취임한 후 “인물 기념사업을 태생지 중심으로 해야한다”는 의견을 내자 지난 3월 주민단체 등의 진정을 내세워 공원이 속한 지역인 산동면을 딴 ‘산동광장’과 ‘산동루’로 변경하기로 하고 수자원공사에 통보했다.       

김철억 기자  kco7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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