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팔공산에 구름다리를 설치하는 것을 놓고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관광자원 확보와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관광특수 여론과 환경훼손을 우려하는 여론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참여연대, 대구경실련 등 시민사회단체 등에 따르면 대구시는 지난해 1월 국비와 시비 등 140억원을 투입해 팔공산케이블카 정상에서 동봉 방향 낙타봉까지 길이 320m, 폭 2m의 현수교 형태의 구름다리를 설치할 계획이다.
시는 지난 2015년 말 팔공산 구름다리를 ‘대구관광 종합발전계획 선도사업’으로 정해 2016년 한국관광공사에 의뢰,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실시한데 이어 지난해에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했다.
이어 지난 8월 교량형식과 규모, 주탑디자인 경관 등에 관해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고 환경영향성 검토 용역에 들어갔다.
시는 팔공산에 국내 최장의 구름다리를 설치하면 관광객 유치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팔공산 케이블카 승객이 현재 연간 35만 명에서 설치 첫해 20%인 7만 명이 추가로 늘어나고 이후 해마다 5%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약 100만여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구름다리 설치 이후 5년간 관광소비에 따른 생산 파급효과가 1670억 원, 소득파급 효과가 329억 원, 고용효과가 40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는 이르면 내년 5월 착공해 2020년 12월께 완공할 전망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를 두고 시민단체와 대구시 정치권 일각에서 환경훼손 등을 문제 삼아 반발하고 있고 시의 전시성 행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구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팔공산 막개발 저지 대책위원회’는 “환경파괴로 팔공산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예산낭비 사업”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팔공산에 인공조형물을 건설하면 환경훼손과 함께 야생동물 서식지 파괴도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대구 정치권 일각에서도 시의 행보에 반발하고 있다. 이진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앞서 10월 열린 본회의에서 “자연보호에 대한 고려 없이 시민 의견을 무시하고 ‘전국 최대 규모 구름다리’ 라는 가시적 목표만 둔 사업”이라며 “반드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현재 대구시와 경북도는 팔공산을 국립공원으로 승격시킬 것을 계획 중이다. 이에 팔공산 구름다리 설치는 자연환경을 중심으로 선정하는 국립공원으로 승격에도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들고 있다.
특히 단체는 “구름다리만 설치하면 관광객이 몰려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근시안적 행정”이라며 “사업 추진 과정에 공청회 등 여론수렴 과정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구시는 팔공산 구름다리는 환경영향평가 비대상이지만 시민단체의 환경훼손 우려가 나와 현재 소규모환경평가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소규모환경평가는 개발사업 시행시 환경영향을 미리 조사해 보전방안 마련해 5천㎡ 이상 시 실시된다. 당초 10월경 현장조사 완료 후 주민설명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조사결과 정리 및 분석, 주민설명회 자료 작성 등에 시간이 소요돼 부득이 하게 11월 말께 열릴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구름다리 시설물은 주탑 140㎡와 케이블 고정블록 223㎡로 환경훼손은 미비한 수준이지만 환경영향평가와 이달 말에 잡혀있는 주민설명회를 통해 환경훼손을 우려하는 여론을 적극 수용, 반영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팔공산 집단시설지구 상가번영회 등에서 명산 팔공산의 인지도 확산 및 침체된 팔공산권 상권 활성화를 위해 조속히 설치해 달라는 민원도 있었다”며 “구름다리는 팔공산을 오르기 힘든 노약자와 장애인 등 교통약자에게도 팔공산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함도 크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특히 “야생동물 서식지라는 것을 감안해 면밀히 조사하고 구름다리 건설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영향을 예측해 환경훼손 저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