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V이하의 낮은 전압에서 생체를 모방해 만든 로봇들을 더 빠르고 유연하게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대학에서 처음으로 개발됐다. 포스텍(총장 김도연)은 화학과 박문정 교수팀이 1V이하 낮은 전압에서도 초고속으로 인공근육을 반응시키는 고분자 액츄에이터(actuator·작동장치)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그 동안 로봇에 사용하거나 생체근육을 대체하기 위한 인공근육 연구는 활발하게 진행돼 왔다.액츄에이터는 인공근육의 동작을 위해 필수적인 부품으로, 그 중에서도 고분자 액츄에이터는 적은 중량, 뛰어난 유연성, 높은 기계적 강도, 비용 등의 면에서 다른 액츄에이터에 비해 많은 주목을 받아 왔다.하지만 수십밀리초내의 반응 속도를 보이기 위해서는 수백볼트의 구동전압을 필요로 하며 3~5V로 구동전압을 낮추는 경우 작동 시간이 수십 초까지 길어지는 문제점 때문에 상용화에는 한계가 있어 왔다.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하나의 이온만 움직이는 단일이온전도체를 활용해 수십 ms(millisecond·1000분의 1초)이내에 수㎜를 이동할 수 있는 고분자 액츄에이터를 개발했다. 이 결과는 이전에 발표했던 연구성과보다 100배가량 빠른 성과다.기존의 고분자 기반 단일이온전도체는 분극현상이 일어나지 않아 전압이 떨어지지 않는 장점이 있었지만 이온전도도가 매우 낮아 반응이 느려져 실제로 활용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양쪽성 이온을 이온이 움직이는 경로에 추가로 투입해 이온전도도를 무려 300배 이상 향상시키는데 성공했다. 또 개발한 고분자 액츄에이터를 2만번 이상 성능저하 없이 작동됨을 확인해 우수한 내구성을 증명했다. 양쪽성이온(zwitterion)이란 산성기와 염기성기를 가진 분자에서 양쪽의 기가 동시에 이온화 상태이며, 음양(plus and minus) 두 전하를 갖고 있는 이온을 말한다.이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지 지난 18일자 최신호를 통해 발표됐다. 이번 연구성과는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됐다.박문정 교수는 “현재까지 보고된 액츄에이터들과 비교해볼 때 연구진의 액츄에이터가 상대적으로 훨씬 낮은 전력으로 더 빠르게 구동 가능하다”며 “향후 소프트 로보틱스와 인공근육, 생체모방형 디바이스로의 활용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포항=배동현 기자 phbh33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