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칼럼

한국시인협회(1957-2019) 연간 사화집유감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20.01.07 19:05 수정 2020.01.07 19:05

김 시 종 시인
국제PEN 한국본부 자문위원

 내가 한국시인협회에 뒤늦게 회원이 된 것은, 한국시인협회에서 해마다 한권씩 펴내는 한국시인협회 사화집이 너무나 멋진 명시집(名詩集)이었기 때문이다.
문단에 진출한지 사반세기(25년)가 되어서야 용기를 내어 입회원을 냈다. 한국시인협회에서도 나의 입회를 진심으로 반겨 주었다. 시집다운 시집, 한국시인협회 사화집에 내가 지은 시로 일 년에 한 번씩 참여한다는 것이 살맛을 더해 주었다.
그동안 한국시인협회 사무국 직원의 우연한 실수로 사화집 청탁서를 받지 못해 연간 사화집(시집)에 내 작품이 몇 번 누락되었을 때 섭섭한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한국시인협회 발행 연간 사화집에는 내가 지은 시 가운데 A급 시를 한편 골라 보내, 한국시인협회 사화집 수준에 누를 끼치는 일이 절대로 없도록 지금까지 각별히 세심한 주의를 쏟았다.
올해(2019년) 11월 중순이 되어도 시협사화집원고 청탁서가 오지 않아, 용기를 내어 연락했더니 원고 마감하지 한 달이 넘었고 며칠 후면 연간 사화집이 나온다는 게 아닌가.
그동안 시협 사화집에 쏟은 나의 사랑을 간곡히 이해시키고 즉각 사화집 시 원고를 보내 드릴테니, 이미 편집이 끝났다면 사화집 맨 끄트머리에라도 꼭 실어 달라고 나의 진심을 거듭 강조했다.
드디어 오늘(2019. 12. 27.) 2019년 한국시인협회 사화집 ‘시인의 주소’가 내게 배달됐다.
올해 내게 배달된 여러 권의 시집 중 가장 나를 환호케 했다. 2019년 한국시인협회 발간 사화집에 실린 나의 시를 애독자제현께 선보인다.
나의 간청이 없었다면 도저히 태어나지 못했을 옥동자의 얼굴을 보여 드린다.

(시) 성에 낀 아침/ 김시종

간 밤은
너무 추워
하느님도
밤잠을 한 잠도 못 주무신가 보다.

아침에 일어나니,
집집마다 유리창에
하느님이 손가락으로
아름다운 성에 꽃을 그려 놓았다.

<덧말> 불면(不眠)의 밤이 있기에 진통 끝에 아름다운 시가 비로소 태어나는 것이다.



저작권자 세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