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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이란이 꼬리를 내릴 수 밖에 없는 결정적 이유 하나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20.01.15 19:14 수정 2020.01.15 19:14

박 형 기
뉴스1 중국전문위원

미국과 이란이 전쟁 일보 직전에서 서로 양보해 중동의 긴장이 크게 완화됐다.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입장에서도 전면전은 부담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미군의 사상자가 없다”며 “무력이 아닌 경제력으로 이란에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은 이라크 미군기지 폭격을 두고 “이제 뺨을 한 대 쳤을 뿐”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공격을 할 수 있다고 ‘블러핑’을 치고 있지만 속으로는 사태가 확대되는 것을 전혀 원치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지난 8일 새벽 이라크 미군 기지에 대한 폭격에 앞서 공습 정보를 간접적으로 미국에 흘렸다고 보고 있다.
이란은 폭격에 앞서 이라크에 사전 통보했다. 미국은 공습 3시간 30분 전에 백악관에서 회의를 열고 공습에 대비했다. 덕분에 공습에도 사상자가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라크가 공습 정보를 미국에 알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란이 이라크를 통해 정보를 사전에 미국에 흘린 셈이다.
왜 이란은 겉으로는 복수를 다짐하면서 속으로는 뒤로 빼고 있는 것일까? 미국 주도의 UN 제재로 경제가 붕괴직전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인 미국은 전면전은 몰라도 국지전은 언제든지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이란은 장기간의 UN 제재로 경제가 바닥을 기고 있어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
이란은 원유매장량 세계 4위일 정도로 풍부한 원유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유가 경제의 성장의 원동력이다. 그런데 그 원유의 수출길이 막혀 있다.
이란은 지난 2015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미국과 핵협정을 체결했다. 이로 인해 미국 주도의 UN 제재가 해제되자 2016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2.52%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핵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이란산 원유 금수 등 제재조치를 취하자 2018년 GDP 성장률은 -4.8%, 2019년에는 -9.46%를 각각 기록했다.
또 이란의 리알화는 급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과 긴장고조로 리알화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란 중앙은행은 환율을 달러 당 4만2,000 리알로 고시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달러 당 14만 리알에 거래되고 있다.
자국 통화의 약세는 생필품 가격을 올린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9년 5월 이란의 인플레이션율은 52%에 달했다.
이에 비해 경기 둔화로 실업률은 날로 치솟고 있다. 실업률은 2019년 16.78%까지 치솟았으며, 2020년에는 17.45%를 기록할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란의 재정적자도 급증하고 있다. 둔화된 경기로 세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고 있으며, 원유금수 조치로 재원을 마련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전쟁을 하려면 막대한 돈이 필요하다. 그런데 재정적자는 날로 확대되고 있다. 국채를 발행하고 싶어도 이란의 국채를 살 나라는 없다. 이란은 전쟁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실상의 파산상태인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질서를 관통하는 공식이 하나 있다. 미국에 맞서면 망하고, 미국에 협조하면 흥한다는 사실이다.
중국도 미국에 협조했을 때는 경제가 순풍에 돛을 단 격이었다. 그러나 중국이 일대일로 등을 들고 나오며 미국에 맞서자 미국의 경제보복으로 중국은 천안문 사건 이후 최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천하의 중국이 이 지경인데 이란은 일러 무삼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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