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칼럼

산다는 것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20.02.05 19:34 수정 2020.02.05 19:34

김 시 종 시인
국제PEN 한국본부 자문위원

산다는 것은 인생(사람)에게나 동물(짐승)에게도 간단한 것이 아니다. 삶이 남들에게 겉보기는 간단해 보여도 결코 단순한 것이 아니다.
중3때 시험감독교사로 3학년 A반(우리반)에 오신 이진선 선생님(중2과학교사)이 내가 답안지를 제출하자, 진지하게 시험문제를 푸는 태도가 좋았다며 남은 시험지를 한 장 내게 주셨다.
이진선 선생님은 중3 수업엔 안 들어오셨지만, 학과 담임이상으로 호감을 갖게 하셨다.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름답다는 것을 나이가 드니까 절로 깨닫게 됐다.
이진선 선생님은 나중에 교장이 되시고 필자가 문경고등학교 역사교사를 할 때 인근 마성중학교 교장선생님으로 정년퇴임을 하셨다. 이진선 교장 선생님이 가르쳤던 문경중 직계 제자들이 문경관내 중등학교 교사가 되어 정년퇴임식장을 찾아와 값진 선물을 드리고 지난날 사제(師弟)의 정(情)이 감명 깊게 재현(再現)되었다. 나는 이 사실을 뒤늦게 들었지만 성실하게 교단생활을 마치신 이진선교장 선생님의 인품에 한 번 더 감명을 느끼며 선생님의 인품에 다시 한번 감명을 느끼게 됐다. 
인생은 평생을 배워야 하는 영원한 숙명의 학생인 것 같다.
2004년 8월 31일 오후 2시에 있었던 필자(김시종)의 정년 퇴임식은 외부손님은 초청 않고 문경중학교 교직원과 재학생들이 문일관(체육관)에서 실내행사로 했다.
필자는 당시 문경중학교 교장으로 교직생활 37년 6월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게 되었다.
정부포상은 황조근정훈장(2등급)을 수훈하여 보통교원(초?중?고 교원)으로 최고의 훈장을 받게 되었다.
필자의 퇴임식에 참석한 제자는 문경중학교 교사시절 제자인 이상욱 변호사와 세계적 소프라노 성악가 채은주 교수가 참석하여 축가를 여섯곡이나 열창하여 퇴임 식장에 모인 모든 청중들을 감동의 바다로 안내해줬다.
채은주 성악가의 절묘한 노래 솜씨는 생전 처음 듣는 하늘의 소리라고 모두들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문중 제자 이상욱 변호사는 김시종정년퇴임 기념시집 ‘자유의 여신상’을 근정하여 지상에서 가장 빛나는 정년퇴임식이 되게 해주었다. 이상욱 변호사는 내게 제자일 뿐 아니라 막역한 인생의 동반자다.
나는 문경중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것이 16년이 되어 가지만, 그동안 문경중학교 교장실에 한 번도 들린 적이 없다.
왜 그래야만 했을까? 궁금하지 않으세요?



저작권자 세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