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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웅도 경북이 병들고 있다.

홈페이지담당자 기자 입력 2025.05.07 07:03 수정 2025.05.07 07:03

전 안동시 풍천면장 김휘태


환경부의 ‘2022년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자료를 공익연구센터 블루닷이 재분석한 결과, 경북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폐기물 25% 6만 5000, 산업폐기물 37% 148만 8000, 지정폐기물 24% 119만 1000톤으로, 3가지 모두 전국에서 불명예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특히, 고령은 의료폐기물의 과부담이 자체 발생량보다 856배에 달하고, 경주도 38배, 경산도 16배나 된다고 한다. 산업폐기물 매립은 경주시가 59만 8000톤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데도 불구하고, 경북도는 추가 사업 부적합 판정을 번복해 과부담을 가중시켰다고 한다. 구미, 김천, 안동, 영천, 포항 등에서도 홍역을 치르는 실정이다.

이 외에도 구미 5공단에 필요한 산업폐기물 36만 톤을 10배나 초과한 300만 톤이나 산업·지정폐기물 처리시설을 추진하고 있어 지역주민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경북지역 토양오염 조사에서 경주, 구미, 안동 등 산업단지와 폐기물처리장의 토양오염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올해 재조사를 할 계획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웅도 경북이 이런 폐기물 오염뿐 아니라 강물도 오염된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육지에서 지하수와 대기오염을 시키고 하천에서 생활용수를 오염시키면 더 이상 사람이 살아갈 수 없게 된다. 그런데도 어찌하여 경북지역의 낙동강과 댐들이 전국에서 가장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는가?

서울 한강이 이랬으면 벌써 나라가 뒤집혔을 것이다. 최상류 석포제련소와 50여 개의 폐광산에서 아연, 수은, 납, 비소 등 독성 중금속이 흘러나와서 안동댐 진흙 바닥에 농축되고 있다. 만약에 지진·폭발이나 홍수가 발생해 중금속이 흘러내린다면 그 피해를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 상상할 수도 없는 대재앙이 닥칠 것이다.

이제는 영주댐에서 곤죽이 된 녹조의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중독도 공포의 대상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모래가 흐르는 아름다운 내성천의 환경파괴는 물론 아직까지 실감하지 못한 마이크로시스틴 피해도 상상할 수 없는 대재앙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이 수도 없이 경고하는 바를, 더 이상 양치기 소년처럼 볼일이 아니다.

또 하나는 낙동강 본류의 보에 갇힌 녹조다. 그 심각성은 4대강 보가 설치된 2010년부터 15년째 해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늘어난 녹조의 독성 마이크로시스틴은 낙동강 유역 농산물과 바닷물까지 침투했고, 급기야는 가정집 수돗물과 강변의 공기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고 있다.

외국에서는 이미 사람이 죽고 코끼리도 떼죽음을 당했다. 녹조의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중독으로 1996년 브라질 병원에서 혈액투석 과정에서 50여 명이 집단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보도다. 2020년 아프리카의 코끼리는 웅덩이의 녹조 물을 마시고 350마리나 떼죽음을 당했다. 대한민국에서는 아직 사람이 죽지 않았다!

이렇게 오염된 낙동강 수계에서 취수원 이전도 대구와 경북이 직접 나서서 협력할 문제였는데, 결국 구미와 갈등만 고조되고 안동까지 오락가락하도록 경북도는 소극적인 입장만 취하고 있는 것 같다. 250만 시민의 생명수이므로 현실적으로 가능한 구미 상류에서 대구 취수장으로 강물을 순환시키는 방식으로라도 하루빨리 해결되기를 바란다.

웅도 경북은 삼국통일부터 의병과 독립운동까지 구국의 횃불이었으며, 6.25 낙동강 방어와 새마을운동과 산업화를 이끌어 온 대한민국의 원동력이자 중심지다. 결코 병들어 가는 경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부터 폐기물은 민간·타지에 전가하지 말고, 발생지 광역시·도 공공기관에서 공익적으로 처리하도록 조속히 법ㆍ제도를 개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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