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에 산불은 마을 등으로 번지는 사례가 많았다. 불이 바로 도심으로 이동하는 것도 예전에도 있었지만, 유독하게도 지금은 심한 편이다. 고유명사가 된, ‘경북산불’도 이와 같은 좋은 사례였다. 산불이 났다하면, 주불을 껐다 해도, 다시 살아나는 것이 요즘 산불이 특징이다. 이유를 찾는다면, 이상기후에 방점을 찍을 수밖에 없다.
지난 4월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2025년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산불은 도심’의 주택을 모두 태웠다. 산불에 대비한 LA지만 속수무책이었다.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2025년 3월 경북 의성을 중심으로 발생한 산불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심각한 산불 중 하나였다.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진 두 산불에는 공통점은 바로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이 크게 확산했다는 것이다.
인간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불이 커진 이유는 온난화로 대기, 식생, 토양이 건조해졌기 때문이다. 이제부턴 산불예방과 진화는 전부가 기후에 달렸다고 해야겠다. 산불도 기후대난의 희생양으로 봐야할 정도다.
지난 4일 이규태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장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산림과 도시’의 경계 지역 산불이 관심 대상이다. 야산 인근 건축물은 숲에서 최소 30∼50m의 이격 거리를 둬야한다. 이 같은 모든 지적을 묶어보면, ‘산불이 바로 도시(마을)의 불’이란 말과 같다.
지난 3월 통계청의 산불 발생·피해 현황에 따르면, 1995년~2024년까지 전국에서 1만 3,565건의 산불 피해가 발생했다. 8만 9,427㏊(894.27㎢)의 산림이 불에 탔다. 서울 크기(605㎢)의 1.48배에 달한다. 지난 30년간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큰 인명·재산 피해를 낸 곳은 경북이다. 경북에서는 2,039건의 산불이 발생해, 1조 2140억 원의 피해액과 98명(사망 43명, 부상 55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건 경북도의 불명예였다.
경북도는 이와 같은 불명예 탈피에 산불예방 종합판을 내놨다. 지난 19일 경북도에 따르면, 기존 산불 피해 대책 회의를 ‘산불피해재창조본부’로 재구성했다. 산불피해재창조본부(TF)는 행정부지사가 본부장이다. ‘마을주택재창조사업단’, ‘산림재난혁신사업단’, ‘농업과수개선사업단’등 3개 사업단으로 구성했다.
마을주택재창조사업단(TF)에 따르면, 초대형 산불로 3,819동의 주택 피해와 3,204명의 이재민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소실된 마을을 산불피해 이전보다 더 나은 마을로 재창조하기 위해 운영한다. 마을주택재창조사업단에 따르면, ‘살아나는 마을’로 만든다. 사업단은 재창조 정책, 마을재생, 주택재건 3개 팀으로 구성됐다. 복구 계획이 확정된 24개 지구 마을 단위 복구 사업과 마을 공동체를 회복한다. 피해 주민 맞춤형 주택복구계획 등을 추진한다.
산림재난혁신사업단(TF)에 따르면, 북부지역 산림면적 9만 9,289ha에 달하는 광범위한 산불 피해를 입었다. 산림복구와 산불피해 재건을 계기로 바라보는 산이 아니다. ‘돈이 되는 산’인, 미래지향적 재창조 혁신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사업단은 산림혁신사업, 산림재해대응, 산림재해복구 등 3개 팀으로 산림 관련 부서 간 협업을 총괄한다.
농업과수개선사업단(TF)에 따르면, 농경지와 과수원 2,003ha와 농기계 1만 7,265대, 가축 14만 7,524마리 등 단일 농업 피해로는 사상 최대 규모였다. 피해 농가의 조속한 영농 재개를 지원한다. 원상 복구를 넘어 첨단 농업 전환을 촉진한다. 사업단은 농업피해 복구, 과수산업 재건, 공동 영농사업 등 3개 팀으로 구성됐다. 피해지역 농업 혁신과 대전환을 선도적으로 이끌어간다. 산불피해재창조본부에 따르면, TF체제로 운영한다. 앞으로 조직개편으로 일부 사업단은 정식 조직으로 전환한다.
이철우 경북도 지사는 농업을 혁신해, 대전환시킨다. 산불 피해를 전화위복의 대전기로 만든다. 산불은 이상기후와 연결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여론이다. 기후재난은 경북도가 전부 책임질 일은 아니다 해도, 그 일부를 책임진다는 자세가 요구된다. 따라서 경북도는 기후문제를 풀, 대책도 세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