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대(총장 최재욱) 보건행정학과 김우재 교수<사진>가 고신대 의과대학 외과 김구상 교수와 공동 수행한 로봇수술 가격 연구가 외과학 분야 세계 상위 10% 이내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Robotic Surgery(Springer Nature, 피인용지수 4.2)에 게재됐다. 연구는 정부가 공개하는 병원별 로봇수술 가격 정보가 수술을 앞둔 환자의 실제 비용 판단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분석했다.
로봇수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로, 병원이 가격을 정하고 환자가 비용을 전액 부담한다. 정부는 의료법에 따라 병원별 비급여 가격을 공개해 왔지만, 기존 로봇수술 항목은 하나로 묶여 있어 담낭 수술과 암 수술 등 수술 종류별 가격을 비교하기 어려웠다. 2026년 4월 로봇수술 항목이 10개 수술별 코드로 세분화되면서 같은 수술끼리 가격을 비교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항목 개편 이후 처음 공개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전국 115개 병원이 게시한 수술별 가격 733건과 로봇 유방수술 관련 318개 항목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병원이 게시한 가격의 81.4%는 최저가와 최고가가 서로 달랐으며, 단일 가격만 공개한 경우는 18.6%에 그쳤다. 그러나 가격 범위 안에서 어떤 환자에게 어느 금액이 적용되는지에 대한 기준은 공개 자료에서 확인하기 어려웠다. 환자는 사전에 가격 범위를 조회할 수 있지만, 자신에게 실제로 적용될 금액은 병원에 별도로 문의해야 하는 셈이다.
병원별 가격 차이도 크게 나타났다. 게시된 최저 가격 중앙값은 담낭절제술 700만 원, 갑상선암·직장암·전립선암 수술은 1,000만 원 수준이었다. 같은 수술의 병원별 가격을 비교했을 때 상위 10% 지점의 가격은 하위 10% 지점보다 1.7~2.6배 높았다. 가격 격차가 가장 컸던 직장·S상결장 절제술은 극단값을 제외한 가운데 절반의 병원에서도 게시 최저가격이 800만~1,200만 원에 분포했다.
이런 가격 차이는 병원 규모나 소재지와 뚜렷한 관련이 없었다.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병원 등 병원 종류와 병상 규모, 수도권 소재 여부는 가격과 유의미한 관련을 보이지 않았다. 반면 병원별로 여러 로봇수술의 가격을 일관되게 높거나 낮게 게시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수술 종류를 고려한 뒤에도 가격 차이의 절반 이상이 병원 간 차이에서 발생했으며, 연구팀이 분석한 병원 특성으로 설명되는 부분은 그중 약 10%였다.
연구팀은 장비 도입 시기와 수술 건수, 가격에 포함된 서비스 범위 등 공개 자료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요인이 병원별 가격 차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전용 코드가 마련되지 않은 로봇 유방수술은 가격 비교가 더욱 어려웠다. 40개 병원이 게시한 318개 항목 가운데 유방보존술(부분절제)을 명시한 항목은 33개(10.4%)로, 해당 정보를 제공한 병원은 8곳에 그쳤다. 항목 5개 중 1개는 구체적인 수술명 없이 ‘유방’ 정도로만 기재됐고, 3개 병원은 같은 이름의 항목에 서로 다른 가격을 게시했다. 이에 따라 유방암 환자가 공개 자료만으로 자신이 받을 수술의 가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비급여 가격 공개 제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환자별 가격 등급의 적용 기준 공개, 로봇 유방수술의 수술별 코드 신설, 사용 로봇 장비 종류의 표준 기재 등을 제안했다. 이번 연구는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공공데이터 개방 API만으로 수행돼, 같은 방식의 연례 분석을 통해 제도 개편 이후 병원 간 가격 격차가 실제로 줄어드는지도 추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우재 교수는 “수술을 앞둔 환자가 가장 알고 싶은 것은 ‘내 수술비가 얼마인가’”라며 “지금의 공개 자료는 병원별 가격 범위까지는 보여 주지만, 그 범위 안에서 내 경우 어느 금액이 적용되는지는 알려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분석 대상은 병원이 게시한 가격이며 환자가 실제로 낸 금액이 아니므로, 특정 병원의 가격 수준을 평가하는 근거로 쓰여서는 안 된다”며 “공개 제도가 환자의 사전 비용 판단에 실질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매년 같은 방식으로 변화를 추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