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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부모님 안전은 ‘주택 기초소방시설’ 설치에서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20.11.18 18:03 수정 2020.11.18 18:03

박 상 원 소방위
대구 동부소방서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놔드려야겠어요’라는 모 보일러 회사의 광고 문구가 있다.
추운 겨울 부모님이 고향에서 따뜻하게 지내기를 바라는 자식의 마음을 표현한 내용인데 당시 주목받은 광고로 기억된다.
겨울철에 시골 가구들은 난방이 잘 되지 않아 다양한 온열 제품들을 사용해 그로 인한 화재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계절에 소중한 부모님에게 소화기와 감지기를 설치해 드리면서 화재예방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가 되면 어떨까?
농촌 지역은 화재 시 연소 확대가 빠른 목조주택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소방서도 멀어서 화재 시 재산 및 인명 피해가 크므로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가 시급한 지역이 많다.
주택화재에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이유는 화재를 조기에 인지하지 못해 유독가스 흡입으로 사망하거나 인지하더라도 소화기를 비치하지 않아 초기 화재 진압에 실패하기 때문이다.
설치의 수고와 비용도 적게 드는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소화기’는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의 안전을 지킬 수 있고, 자식의 마음에 안심을 담아오는 작지만 큰 선물이다.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자체 내장형 배터리로 작동되며 연기 발생 시 경보음과 함께 음성 메시지로 화재 발생을 알려 조기 화재 인지와 인명 대피에 많은 도움을 준다.
소화기도 ‘한 대의 소방차’로 비유될 정도로 초기 화재 대응에 효과적이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다. 소화기는 3만 원 안팎, 감지기는 1만 원대로 인터넷이나 대형마트 또는 인근 소방기구 판매점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가까운 소방서에 문의해도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지난 2012년 개정된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 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신축주택과 기존 주택에도 의무적으로 주택기초소방시설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설치기준을 살펴보면 소화기는 가구별, 층별 1개 이상 설치하고,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침실, 거실, 주방 등 구획된 실마다 1개 이상 천장에 부착하면 된다.
정부가 이처럼 법을 개정한 것은 그만큼 주택에서 화재로 인한 피해가 많이 발생하고, 주택 내 소방시설을 설치할 경우 초기 화재 진압과 사망자 감소에 큰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홀로 사시는 할머니 주택에 단독경보형 감지기가 울려 이웃집 신고로 출동한 적이 있었다. 식사를 하시려고 된장찌개를 올려놓으시고 잠이 들어 있었다. 신속히 가스를 차단하고 할머니를 대피시키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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