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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정치

‘親盧 우산 속 언제 칼 빼나’

뉴시스 기자 입력 2017.02.20 16:08 수정 2017.02.20 16:08

문재인-안희정, 미묘한 밀월관계의 결말은문재인-안희정, 미묘한 밀월관계의 결말은

대선주자 지지율 1위와 2위간 경쟁이 이전과 달라 흥미롭다. 현재 1위는 대세론을 굳혀가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이고, 그 뒤를 같은 당 안희정 충남지사가 쫓고 있다. 이처럼 같은 당 후보가 1, 2위를 나란히 달린 것은 10년전인 2007년 한나라당 상황과 유사하다.당시 유력 주자였던 고건 전 총리가 중도 하차 하자 대선주자 지지율 1, 2위를 놓고 이명박 박근혜 후보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물론 그 때도 두 주자가 사활을 건 네거티브 싸움을 한 건 아니지만, 이 후보측의 BBK, 박 후보 측의 최태민씨 관련 사건 등이 도마에 오르며 한나라당 경선 열기를 뜨겁게 했다. 은근한 물밑 신경전은 여야간 경쟁만큼 치열했던 것이다.하지만 지금의 민주당 1, 2위 후보간 경쟁은 그때와 조금 다르다. 친노라는 같은 뿌리라서 그런지 서로가 공격을 자제하고, 오히려 상호 칭찬을 하며 치켜 세우는 모습마저 보인다. 고도의 정치 전략일지는 몰라도 분명 과거와는 다른 양태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는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에서 서로를 치켜세우며 정권교체를 위한 협력을 다짐했다. 문 전 대표는 촛불집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에 대해 "안 지사 지지율도 오르고, 저도 함께 오르고 이러니 얼마나 좋은 일이겠는가."라며 "우리 당 전체의 외연이 그만큼 넓어지는 거고 이게 함께 모인다면, 그게 바로 정권교체의 힘이 될 거라고 믿는다."고 긍정적인 언급을 했다.안 지사도 화답했다. 그는 이날 촛불집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에 대해 "동지애로서 서로 신뢰하고 사랑하고 있다."며, "우리는 민주화 운동을 같이해왔고 지금 당의 동지로서 함께 경선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문 전 대표와 안 지사가 서로를 긍정 평가하는 발언을 하듯이 두 주자 캠프도 상호 공격을 자제하고 있다. 한 때 안 지사의 '녹생성장과 창조경제 계승', '대연정론' 발언을 놓고 문 전 대표 지지층 일각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답다, 적폐청산 대상인 자유한국당과 권력을 나누겠다는 것'이라며 비판하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마저도 수그러든 모양새다. 여기까지는 분명 이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포지티브 선거' 과정이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서로가 아직 때가 안됐다고 평가하는 듯 하다고 분석한다. 이 상태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문 전 대표 입장에서는 당내 경선을 통과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안 지사는 문 전 대표를 집중 공격하다가, 집토끼가 분산되면 오히려 손실이 더 클 것이란 관측에서 서로가 자제하고 있는 것이란 이야기다.즉 문 전 대표는 안 지사의 지지율이 지금 정도만 유지되면 차후 본선에서 안 지사 지지층이 자신에 대한 지지로 전환될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고, 안 지사는 문 전 대표를 확실히 이길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 나오기 전까지는 칼을 빼들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언제까지 이같은 양측의 우호적 관계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문제는 지지율이다. 현재는 문 전 대표가 다소 여유있게 앞서 있지만, 둘 간의 격차가 좁혀지거나 혹여 안 지사가 역전이라도 한다면 상황은 급반전 할 수 있다. 지금의 휴전모드가 언제라도 깨질 수 있는 것이다.한국갤럽 2월3주차 대선 후보 지지율을 보면 문 전 대표는 전주 대비 4%p 오른 33% 지지율로 1위를 지켰다. 안 지사는 지지율이 3%p 오른 22%로 2위다. 문 전 대표는 2주차 조사에서 3%p 빠지면서 30%대가 무너졌지만 일주일만에 4%p를 회복, 30%대를 회복했다. 서울(30→35%), 인천경기(28→36%) 등 수도권에서 지지율 상승세가 전체 지지율을 견인했다.하지만 안 지사도 2월1주 10%, 2월2주 19%, 2월3주 22% 등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3주차 조사때는 처음으로 20%대 벽을 돌파했다. 충청권(대전, 세종, 충청)에서는 역시 처음으로 문 전 대표를 제치고 지지율 1위로 올라섰다. 충청권 지지율만 보면 안 지사는 7%p(27→34%) 상승했지만 문 전 대표는 6%p(30→24%) 하락했다.야권 바로미터로 불리는 호남(광주, 전라)에서 문 전 대표(32%)가 안 지사(21%)를 11%p로 여전히 앞서고 있지만, 충청권의 압도적인 지지를 끌어내 정권교체를 위해 누구를 지지할지 관망하고 있는 호남권을 설득한다는 안 지사의 전략이 성공하면 상황이 반전될 수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5일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등록 후 첫 행선지로 전남을 택해 "정말 호남, 전남으로부터 사랑받고 지지받고 싶다."고 호소했지만, 지지율은 안 지사와 동일한 1%p 상승에 그쳤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참조)만일 안 지사가 충청권에 이어 호남권에서도 문 전 대표를 제치면서 전국적 지지율이 문 전 대표에 근접하거나 역전에 성공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안 지사가 본격적으로 문 전 대표를 향한 공세에 나설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문 전 대표도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게 되면 '안풍(安風)'을 끄기 위해서라도 안 지사를 향한 대응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다.한 민주당 의원은 "안 지사의 지지율이 생각보다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가 동반 상승할 수 있는 구간은 이미 지난 것 같다. 이제부터 서로 뺏고 빼앗는 제로섬."이라며, "두 캠프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서로 격한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단 "문 전 대표와 안 지사가 모두 뿌리가 같고 본선 이후 힘을 합쳐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네거티브는 좀체 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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