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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정치

평양 말레이대사관 철수준비

뉴시스 기자 입력 2017.03.07 16:05 수정 2017.03.07 16:05

말레이 장관 “北, 우리 국민 인질로 잡아”말레이 장관 “北, 우리 국민 인질로 잡아”

북한 평양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관이 6일 저녁부터 긴급태세에 들어가 철수 준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말레이시아 현지언론 중궈바오(中國報)는 중국 중앙(CC)TV 평양 주재 기자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중궈바오에 따르면 말레이 대사관은 전날 저녁부터 긴급 대응 체계에 돌입해 문서를 소각하고, 짐을 싸 자동차에 실은 것으로 전해졌다. 7일 아침에는 대사관에 게양했던 말레이시아 기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기를 내린 사실과 3대의 차량이 대사관을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하루 전날 자국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의 추방을 발표했다. 하지만 모하맛 니잔 북한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는, 김정남 암살 사건에 따른 본국의 소환 명령으로 이미 지난 2월 21일 평양을 떠나 귀국한 상태이다. 따라서 6일 말레이시아 대사관 관계자들이 자동차에 실은 짐은 모하맛 니잔 대사의 짐으로 보이기는 어려우며, 문서를 소각하고 국기를 내린다는 것은 곧 대사관 철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7일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의례국은 이날 해당 기관의 요청에 따라 말레이시아에서 일어난 사건이 공정하게 해결돼, 말레이시아에 있는 우리 외교관들과 공민들의 안전담보가 완전하게 이루어질 때까지, 조선 경내에 있는 말레이시아 공민들의 출국을 임시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을 주조 말레이시아대사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이 말레이시아 국민의 출국금지를 발표하자, 말레이시아 정부 내에서 "북한이 우리 국민을 인질로 잡았다." 며 격앙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현지매체 뉴 스트레이츠 타임스에 따르면, 7일 북한의 말레이시아인 출국 금지 발표가 나온 직후 카이리 자말루딘 청년스포츠장관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말레이시아인의 출국을 막은 것은 인질로 잡는 것과 마찬가지의 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또 "이는 받아들일 수없는 일이다. 북한은 즉시 말레이시아인의 자유로운 통행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평양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현지 분위기를 알려보려 했지만, 전화를 받은 한 여성이 두려움에 가득찬 목소리로 "이야기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평양 주재 대사관 내의 다급하고 불안한 분위기를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아흐마드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이날 "북한에 억류된 말레이시아 국민은 국제 동맹국의 도움을 통해 귀국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자국 내 북한 국민의 수는 외교 당국이 파악한 이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북한에 체류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인이 정확히 몇 명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뉴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대사관 직원 11명을 포함해 약 100명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부총리는 북한의 말레이시아 국민 출국금지 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말레이시아 내 북한 외교관의 출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또 "내일(8일) 내각회의에서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대사관 폐쇄를 논의할 것."이라며 "말레이시아에 있는 북한 외교관들은 어떤 방법으로도 출국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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