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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일자리 경쟁없애야”

뉴시스 기자 입력 2017.05.10 13:51 수정 2017.05.10 13:51

‘저출산의 덫’…출생아수가 15개월째 곤두박질‘저출산의 덫’…출생아수가 15개월째 곤두박질

“상황이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될지 몰랐다.”(보건복지부 관계자)최근 출생아수가 15개월째 곤두박질치고 연 30만명대를 위협하면서 인구정책을 관장하는 복지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5일 보건복지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출생아수는 3만600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2.3% 감소했다. 이는 동월기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바닥 모를 추락이다. 이미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1.18명으로 전년 1.24명보다 0.06명이 줄었다. 문제는 하락세를 돌려 세울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 이에따라 출생아수를 회복하기 위한 근본적인 사회구조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정부는 지난달 출범시킨 ‘인구정책개선기획단’에서 그 해법을 우선 찾을 예정이다. 정부가 추진해온 저출산대책을 보완하고 핵심 대책을 다시 잡겠다는 것이다.정부 관계자는 “최근의 초저출산 현상은 ‘저출산의 덫’이란 개념에서 다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출산의 덫’은 2006년 오스트리아 인구학자 볼프강 루츠가 정립한 개념으로 ▲인구구조의 변화 ▲결혼·출산 관련 인식 악화 ▲사회·경제적 요인 등 3가지 요인이 중첩됐을 때를 의미한다.즉 저출산의 장기화로 가임여성이 줄어들뿐 아니라 사회인식면에서는 부모세대의 전통적인 결혼관과 자녀세대의 결혼관이 충돌하면서 결혼을 하지 않거나 미루고, 희망자녀수도 줄이거나 낳지 않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또 청년고용의 불안정, 높은 도시주거비 등 청년층의 결혼 여건을 악화시키고 결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요인도 순차적으로 제거할 예정이다.다른 한편에서는 10년간 80조가 넘는 돈을 투입하고도 저출산정책이 사실상 실패 위기에 놓인 원인이 근본적 처방은 등한시 한채 원인분석에만 매달렸다는 점을 반성하고 선순위를 다시 정할 방침이다. 실제로 국내 출생아수는 2000년 63만5000명에서 2001년 55만5000명, 그 이듬해에는 49만2000명으로 불과 2년만에 60만명대에서 40만명대로 뚝 떨어지며 저출산시대의 신호탄을 쏘아올렸고 그 수준은 지난 15년간 지속됐다.하지만 정부는 이같은 출생률 하락을 세월호와 같은 대형참사나 메르스 등 감염병이 우리 국민의 심리를 위축시켰다는 식으로 전가하는데 바빴다.올 1월 우리나라 출생아 수가 역대 1월 출생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1월 출생아 수는 3만 5100명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0년 1월 출생아 수가 6만1200명에 달한 것에 비해 17년 만에 절반으로 떨어졌다.일시적인 영향일뿐 시간이 흐르면 반등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지만 지난해 출생아 40만6000명은 출생 통계가 작성된 197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며 설득력을 급격히 잃었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국가적인 참사가 출산율을 일부 둔화시켰다는 해석을 하는 전문가들도 있었으나 이제는 더 이상 그런 설명이 통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 같은 안일한 인식 탓에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도 위협받고 있다. 여기에 따르면 정부는 2020년 출산율 1.24명, 출생아수는 40만9000명 수준으로 내다봤지만 최근 출생아수 감소 추세를 감안할 경우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특히 그동안 출산을 주도해온 베이비부머세대의 자녀세대를 일컫는 ‘에코세대(1979~1983년생)’의 출산기를 지나면서 하락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저출산의 덫’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강도높은 개혁이 없고서는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최근 대선후보마다 공통된 지향점을 가진 아동수당의 경우 이 같은 점에서 긍정적이란 지적이다. 특히 고용시장의 개혁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많다.이삼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대책기획단장은 “초저출산 추세 반등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사회 전분야에 대한 대수술이 필요하다”며 “특히 고용시장 개혁부터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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