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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수급 대란 우려

뉴시스 기자 입력 2017.05.14 15:22 수정 2017.05.14 15:22

소아마비 등 예방 ‘4가백신’ 수급중단소아마비 등 예방 ‘4가백신’ 수급중단

전량 수입에 의존…4가·5가 개발 전무사노피-파스퇴르가 영·유아의 파상풍, 소아마비 등을 예방하는 4가 혼합백신 ‘DTap-IPV’의 국내 공급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백신 수급 대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DTap-IPV’ 백신은 아직 국내 토종 백신이 없어 사노피-파스퇴르로부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11일 질병관리본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사노피-파스퇴르는 최근 국내에 단독으로 공급하고 있는 4가 혼합백신의 생산을 중단했다.이는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폴리오(소아마비)를 예방하는 4가 혼합백신에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b형(Hib) 감염을 예방하는 백신을 추가한 5가 혼합백신(DTaP-IPV/Hib)으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다.접종 횟수를 줄여 편의성이 높아진 5가 혼합백신으로 전환되는 국제 흐름에 맞춰 생산량을 줄였다는 것이다. 사노피-파스퇴르는 5가 혼합백신을 다음달 중 공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국제적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6~8월까지 최소 3개월여 간 한시적으로 백신이 부족하게 되는 사태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소아에게 하지 마비를 일으키는 ‘폴리오’ 환자가 발생할 우려도 나오고 있다.폴리오는 예방접종의 영향으로 국내에서는 1983년 이후 환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사람과 사람으로의 직접감염, 분변-경구로 감염이 가능해 환자가 한 명이라도 발생하면 의료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등에서는 여전히 폴리오 환자가 발생중이다. DTaP-IPV 백신은 국산화가 되지 않았고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공급사가 백신 공급을 중단할 경우 사실상 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특히 현재 국내에서는 사노피-파스퇴르가 독점하고 있어 이 회사가 공급을 중단해 버리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업계에 따르면 GSK도 ‘인판릭스-IPV’에 헤모필루스인플루엔자(hib) 백신을 추가한 5가백신 ‘인판릭스-IPV-Hib’의 국내 도입을 고려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인판릭스-IPV-Hib은 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폴리오 및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B형균에 의한 침습성 감염증의 예방에 사용하는 이른바 ‘DTaP+IPV+HIB’백신이다.문제는 DTaP-IPV 백신은 일단 한번 맞으면 동일한 제조사의 제품을 접종해야 한다는 점이다. 3차례에 나눠 맞아야 하기 때문에 중간에 해당 백신의 수급이 끊길 경우 사실상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보건당국이 다른 제조사의 제품으로 교차접종을 허용하더도 안전성, 예방효과 등이 입증되지 않아 교차접종도 쉽지는 않은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DTap-IPV 백신은 아직 국산화가 안돼 있는 백신이기 때문에 독점하고 있는 제조사가 공급을 중단하면 사실상 방법이 없다”며 “대행 생산도 전용시설을 갖춰야 하는데다 갖춘다 해도 기술이전을 받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백신의 수급 안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내 기술로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DTaP-IPV 백신과 같은 필수 백신의 경우 적용 대상이 영유아로만 한정되기 때문에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후발주자로 해외시장에 뛰어든다 해도 글로벌기업을 상대로 이기기가 어려운 만큼 국가 차원에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녹십자가 국내 제약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유아용 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 혼합백신인 DTaP 백신을 3가로 개발 중이다. 녹십자는 전임상 단계를 마치고 올해 안에 임상 1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폴리오까지 예방하는 4가나 5가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제약사는 아직 없다. 보건 당국은 대량 공급이 이뤄지는 오는 10월 이후에는 수급에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10월께 DTaP-IPV는 32만 도즈, 폴리오(IPV) 단독 백신은 63만 도즈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수급이 불안정한 것은 한시적인 상황”이라며 “다음달 새로운 5가 백신이 단계적으로 도입되면 좀 더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에 따라 1세 미만 영아가 생후 2,4,6개월 접종하는 DTaP-IPV 접종 일정은 기존대로 유지하고, 좀 늦더라도 예방효과가 지속되는 만 4∼6세의 추가접종은 10월 이후로 접종일정 연기하도록 권고했다. 또 DTaP 백신은 동일한 제조사의 제품 접종이 원칙이지만 수입 중지 등으로 해당 백신이 없을 때 제한적으로 교차접종을 허용할 방침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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