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경북북부지역을 뜨겁게 달군 화두 중 하나가 안동·예천의 행정구역 통합이었다. 이는 새롭게 출범한 권기창 안동시장호의 새 화두 이기이기에 더욱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안동·예천의 통합은 사실 그리 새로운 이슈는 아니었다. 과거 김휘동 전 안동시장이 지방분권위원이던 시절, 당시 지방분권 의제에 지자체 통폐합이 안건으로 올랐고, 이에 안동·예천 지역이 포함됐다는 귀띔이 이미 있었기 때문이다.
근래에는 이철우 경북 지사와 권영진 전 대구시장이 의기투합한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한때 급부상 했으나, 지나치게 관 주도라는 비평과 아울러 지역민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데 미흡했다는 이유로 슬며시 수면 아래로 내려간 경우도 있었다.
이에 본지가 안동·예천민은 행정구역 통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론조사기관인 (주)코리아정보리서치를 통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해 12월 26일, 27일 양일간 안동, 예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24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5.4%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2년 11월 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 성, 연령, 지역별 셀가중 값을 부여했다.
본지는 우선 전체 여론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어 항목별 분석 사항을 약 5회에 걸쳐 게재할 예정이다.<편집자주>
■행정구역통합 현안 인지도
우선 도청소재지가 소재한 풍천면을 제외한 안동시민의 66.5%, 역시 도청소재지가 소재한 호명면을 제외한 예천군민 76.2%가 행정구역 통합 이슈에 대해 ‘알고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그러나 도청이 소재한 안동 풍천의 경우 52.5%가 알고 있다는 답변이었으나, 도청신도시 소재 예천 호명 주민은 88.3%가 ‘알고 있다’고 응답해, 예천의 관심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에서는 남녀 모두에서 인지도가 매우 높게 나타나, 남성은 76.3%, 여성은 62.9%가 알고 있다고 답했다.
■행정구역 통합에 대한 입장(찬반)
모두 통합 찬성 의견 높아
전체 지역에서 찬성 의견이 반대에 비해 높았으나, 안동시 거주자의 찬성 의견이 예천군에 비해 높은 상황이었다. 풍천을 제외한 안동은 69.7%·호명을 제외한 예천의 54.9%가 찬성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또한 통합의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도청신도시 지역인 풍천면과 호명면도 통합에 대한 찬성 의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풍천은 타 지역에 비해 잘 모르겠다가 36.7%로 높고, 호명은 반대가 37.7%로 높다는 점에서 안동 풍천은 통합에 대해 다소 수동적인 입장을, 예천 호명은 찬성과 반대가 첨예한 입장으로 분석된다.
■행정구역 통합 찬성 이유
모든 지역에서 통합 찬성 이유로 경북의 행정중심도시로 발전을 가장 높은 비율로 선택한 것으로 나타나 도 청사 유치 및 이전 과정에서 형성된 지역적 공감대와 대외 명분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중심도시로 발전은 풍천을 제외한 안동이 41.4%, 호명을 제외한 예천이 45%로 나타났고, 안동 풍천은 50.7%, 예천 호명은 40.7%로 각각 나타났다.
차 순위에서 안동 지역은 인구증가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예천 지역은 행정서비스 불편해소를 이유로 꼽아 실리적 부분에서는 다소 이견을 보이고 있다.
■행정구역 통합 반대 이유
통합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안동 지역 거주자들은 상대적으로 낙후한 예천과의 통합을 통해 실익이 없을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예천 지역 거주자는 도 청사 이전 이후 지속적 인구증가가 행정구역 통합으로 희석돼 지역 발전에 저해 요소가 될 것을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결국 안동시민은 통합을 통한 실익이 없을 것을, 예천군민은 도 청사 이전 이후 인구증가 추세가 행정구역 통합으로 희석돼 지역발전 역행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행정구역 통합 방향성 (방법론)
한편 통합이 된다면 완전한 행정구역 통합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동·예천민 47.6%가 완전한 행정 통합을 바라는 것으로 집계 된 것이다.
이후 풍천·호명 통합행정 우선 추진 19.4%, 풍천·호명 분리 후 신도시 추진 14.1%, 잘모르겠다 18.9%로 각각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풍천은 33.1%가 잘 모르겠다고 응답해 통합에 대한 다소 수동적 입장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이에 반해 호명 주민은 차 순위에서 풍천·호명을 각각 분리해 하나의 신도시로 추진하기를 원하는 비율이 26.1%로 높아, 통합에 가장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덕수·황원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