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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사회

골수在野“내 집부터 바로 세워야”

김기환 기자 입력 2017.05.29 20:22 수정 2017.05.29 20:22

명예는 회복…‘쥐꼬리 보상’생색내기 일관명예는 회복…‘쥐꼬리 보상’생색내기 일관

우연한 기회에 평소 잘 알고 지내던 구미근현대사연구모임의 대표 김종길(64․사진)씨가 구미시 유일의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이고 동시에 민주화유공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김 대표는 지난 1980년 학생운동으로 구속된 후 농민운동에 참여했고, 대구·경북 내의 민주화운동과, 2007년까지 구미경실련에서 활동했다.현재는 구미근현대사연구모임으로 활동하면서 지역의 인물들을 재조명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 극구 사양하는 김 대표를 구미시청 내에 있는 ‘열린 나래’에서 인터뷰를 하게 됐다. ▲광주민주화운동으로 활동하게 된 동기와 뒤늦게 유공자 사실을 밝히는 이유는? 젊은 시절인 1980년 6월 광주의 실상을 전해 듣고 후배들과 함께 ‘알려드립니다’란 제목으로 선전물 3,000매를 대구 시내에 제작 배포했다.이 사실이 발각돼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구속, 당시 대구시 원대동에 있는 안기부 대공분실에 끌려가 약 1개월간 고문을 포함한 조사를 받았고, 약 7개월간 구속됐습니다.2000년도에 동지들의 권유로 유공자로 신청, 정부로부터 유공자로 선정돼 명예는 회복됐으나 쥐꼬리만한 보상을 하면서 ‘이와 관련해 이의나 소송을 하지 않는다’는 단서까지 붙여 오히려 굴욕스럽습니다.교사자격증이 있지만 한번도 교단에 서지 못 했습니다. 이전 정부는 이런 실질적인 조치 하나에도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생색내기로 일관했습니다.그래서 유공자 신청을 하면서 “일생을 재야로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께서 5.18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명시하겠다는 기념사를 들으면서 공개를 마음먹었습니다.▲5.18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무엇보다도 잘못된 국가권력에 대한 저항권의 확립이다. 개인과 국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국가권력의 불법적 행사에 대해 그 복종을 거부하거나 실력행사를 통해 저항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가 바로 저항권이겠지요?또한 저는 헌번에 보장된 사상의 자유, 양신의 자유, 연구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고 봅니다.이번 홍준표 후보를 보면서 저런 양식의 소유자가 대통령에 출마했다는 사실에 절망감을 느꼈습니다. 생각이 다르다고 적으로 본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구미근현대사를 연구하면서 느낀점과 향후 해야 할 일은?2007년 부터 지금까지 구미시의 근현대사 자료를 수집, 해평 출신의 독립운동가 운파(雲坡) 최관호(崔觀浩, 1905~1946)선생을 알게 돼 서거 70주년 추모제를 지난 4월7일 유족들과 광복단체들이 참여한 가운데 치뤘습니다.우리 구미지역에서 이루어진 해방 이후 민간인 학살에 대해 조사하고 밝히려고 합니다.일생을 조국의 독립을 위해 분골쇄신(粉骨碎身)했던 운파 선생, 박상희 선생 등 지역 출신으로 독립운동을 했던 선조들에 대한 정확한 입증 자료를 찾아 다닌 것입니다.아울러 이러한 일들을 유족이나 연구자에게 미루지말고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실상을 파악해 독립운동가로 입증될 경우 당연히 서훈해야 할 것으로 믿습니다.▲대구와 경북은 아직도 보수적 성향이 강한데 앞으로의 전망은?심각한 자기반성이 있어야 합니다. 특히 지방자치시대가 되면서 경상북도와 구미시 등은 24년간 보수정당에서 단체장을 배출됐습니다.선거시기가 되면 보수성향의 온갖 이익 단체의 관계자들이 당선자의 주위로 몰려들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적폐가 산처럼 쌓였습니다. 부끄러운 노릇이라고 봅니다.더구나 시민단체와 야당과는 파트너쉽을 세우지 않고 무시로 일관했습니다. 최근에 와서야 일부 전향적 조치가 약간 있었지만 전시행정 수준에 불과하다고 봅니다.일당독재는 그 자체가 좋지 않은 것입니다. 경북에도 5.18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가 상당수 있습니다. 경상북도에서 아마도 이에 대한 자료조차 없을 것입니다. 이제는 달라져야겠지요.문제인 정부가 적폐청산을 부르짖는데 두고 보아야겠지요. 경상북도와 각 시, 군의 적폐는 심각하다고 보아야겠지요. 그러나 4대강 감사처럼 처벌 위주보다는 구조개선, 정책과 제도의 개선으로 가야겠지요.정부가 나서기 전에 관련자들의 고백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것도 없이 통합을 내세우면서 적당히 과거를 덮으려 한다면 그야말로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고 봅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 하실 말씀은?아직 출범 초기입니다. 지켜보아야겠지요. 저는 다시 냉정한 비판자의 위치로 돌아가려 합니다. 한마디 하자면 민주당 중앙이 너무 몰염치합니다. 자기반성이 없어요.자기는 바뀌지 않으면서 남더러 바뀌라고 하는 것은 자가당착입니다. 불과 몇 년 전에 지금 대통령께서 스스로 말하지 않았나요? 우리는 폐족(廢族)이라고...분명히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것을 스스로 찾아서 반성하지 않는다면 실패를 자초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될 것입니다. 구미의 경우를 보면 지역당은 더욱 한심합니다. 집권당의 모양새를 그렇게 해 놓고 무엇을 할 것입니까? 내 집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고 봅니다. 구미=김기환 기자 khkim51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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