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구감소는 하루가 다르다. 인구가 준다는 것이 아니다. 지자체가 소멸한다는 것이다. 지난 21일 경제협력개발기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합계출산율서, 한국은 6명에서 0.78명으로 낮아졌다. 8분의 1로 급락했다. 2022년 기준 OECD 회원국 중 최하위였다. 지난 11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한국개발연구원의 ‘저출생 예산 재구조화 필요성 및 개선 방향’ 세미나에 따르면, 작년 저출생 대응에 투입된 예산 47조 원(과제 142개) 중 저출생과 직결된 예산은 절반가량인 23조 5000억 원(과제 84개)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예산(23조 5000억 원)의 대부분은 주거지원 예산(21조
4000억 원)이 차지했다.
지난 10일 한은 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출산율의 극적 반등, 생산성의 큰 폭 개선 등 획기적 변화가 없을 경우, 우리 경제는 2040년대 마이너스(-) 성장 국면에 진입한다. 총 인구(통계청 장래인구추계 기준)가 2020년 5184만 명은 정점이다. 2040년 5006만 명, 2070년 3718만 명까지 줄어든다. 이런 초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성장잠재력 훼손을 만회할 만한 경제 전반의 혁신마저 부족하다.
지난 24일 경북도에 따르면, 경북 저출생 극복 일본 특사단이 저출생 극복 우수 지자체로 주목받는 일본 돗토리현과 나기초를 방문했다. 저출생 극복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양 지자체 간 상호 협력을 추진했다. 김민석 정책실장, 안성렬 저출생 극복본부장 등은 지난 24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지난 5월 27일 이철우 지사와 히라이 신지 돗토리현 지사와 저출생 극복 협력 전화 통화 후속이다. 특사단은 25일 돗토리현 히라이 신지 지사를 예방했다. 저출생 극복 및 경제, 문화 등 여러 분야 교류 협력 확대를 위한 자매결연 추진 서한문을 전달했다. 히라이 신지 지사가 주재한, 돗토리현 저출생 대책 전문가 회의에 참석했다. 아이가정부장을 만나 양 지자체의 저출생 추진전략을 공유했다. 저출생 극복 국제포럼 공동 개최를 협의하는 등 저출생 극복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등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26일에는 출산율 2.95 반등의 기적을 이룬 산골마을 나기초의 ‘시고토스탠드’일자리 편의점을 방문했다. 경력 단절여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일자리 편의점은 일본 내에서도 5~6곳의 지자체가 도입했다. 경북도 이를 벤치마킹해, 올 하반기부터 ‘경상북도 일자리 편의점’ 1호는 구미에 세운다. 나기초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어린이집인 ‘나기 차일드 홈’도 방문했다. 공동육아 운영 방식과 마을 어른들이 아이들을 돌봐주는 ‘스마이루’(smile) 등의 우수정책 사례를 배웠다.
김민석 정책실장은 세계적 난제인 저출생 극복에 앞장선 히라이 신지 지사의 방문서 저출생 극복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경제, 문화 등 여러 분야로 교류 협력을 확대해, 자매결연을 체결한다. 저출생 극복을 위한 국제포럼 공동 개최를 희망했다.
지난 2월 인구 5,700여 명의 농촌 소도시인 나기초는 일본에서 출산율 반등의 ‘기적’을 이뤄낸 대표적 지역이다. 일본 합계 출산율이 평균 1.39명 정도다. 나기초는 2019년 출산율 2.95명을 찍었다. 코로나 시기였던 2021년에도 2.68명을 기록했다. 나기초에서 아이를 키우는 약 760가구(전체 2,533가구) 중 48%는 자녀가 셋 이상이다. 자녀가 둘인 경우도 40%에 달한다.
우리에겐 이 같은 기적은 ‘무료 공동 육아’로 해석된다. 나기초는 2007년 ‘나기 차일드 홈’이라는 무료 육아 시설을 만들었다. 평일 오전 9시~오후 3시까지 운영한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자녀를 같이 돌보거나 맡긴다. 긴급 보육 서비스인 ‘육아 스마일’(smile)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차일드 홈이 아이를 맡아 줄 자원 봉사자들을 바로 연결한다. 여기서 우리가 본 것은 ‘저출생과의 전쟁’이 아니다. 스마일 돌봄이다. 이 같은 돌봄은 이제부턴 경북형의 돌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