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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병식·김영남 파견, ‘투트랙 전략’ 펼치는 北…이유 3가지

권영환 기자 입력 2018.02.06 20:10 수정 2018.02.06 20:10

김정은 대미전략 변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김정은 대미전략 변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
南과 손 잡고 한미동맹 분열 노리고 있어

북한이 오는 8일 건군절을 맞아 열병식을 준비하면서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시켜 '올림픽 외교'를 펼치려는 모양새다.
이같은  투트랙 전략은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철저히 분리해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핵보유국 인정을 전제로 한 대화에만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하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북한의 열병식 연습 참가 병력이 1만3,000명으로 추산돼 지난달 1만2,000명보다 늘어났다고 밝혔다. 
탄도미사일이나 무인기(UAV) 발사대는 아직 연습장이나 중장비 보관지역에서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의 열병식 준비 활동은 확대되는 상황으로 보인다.
북한은 열병식을 정치 상황과 관계 없는 내부 행사라고 하고 있지만 '화성-15형' 등 신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등 전략무기가 등장할 수 있어 최근 남북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북한은 최근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남측을 방문하는 고위급 대표단의 단장으로 김영남을 통보했다.
헌법상 국가수반이자 '외교통'으로 불리는 김영남이 남측을 찾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각에선 북한이 평창에 오는 다른 나라의 대표단과 급을 맞춰 적극적으로 외교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평창 올림픽을 외교의 장으로 적극 활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최근 흐름에 비춰볼 때 열병식으로 비핵화는 절대 없다는 의지를 표출하면서도 김영남을 통해 다른 국가들과 동등하게 대화를 할 수 있는 정상국가임을 내세우려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평창 올림픽을 통해 남북관계를 탄탄히 하면서도 비핵화 관련 미국과는 각을 세워 궁극적으로 한미동맹의 균열을 노리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평창 올림픽을 두고 우리 정부는 남북대화를 북미대화로까지 확장시키려 하는 반면 북한은 남한과의 대화를 통해 미국의 대북 움직임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어 남북이 '동상이몽'을 꾸고 있다는 해석이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북한은 남북관계를 개선시키는 것 같이 하면서 한미관계를 균열되게 하려는 속셈을 갖고 있다"며 "정부는 최근 흐름에서도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선 김영남을 대표단장으로 선택한 것은 오히려 북한이 비핵화의 의지가 전혀 없음을 강조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북한 내에서 영향력이 미미한 김영남을 보내는 것은 올림픽 참석 외에 대화에 대한 부분은 북한도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는 풀이다.
여기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발표한 국정연설에서 북한의 핵무기 추구에 대해 '최고의 압박작전'을 강조한 것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격을 맞추기 위해 김영남을 보낸 것을 두고 남북·북미 간 대화의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남북이 평창 올림픽이라는 입구는 같지만 각자 생각하는 출구는 달라 한동안 북미 관계는 진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북한 투트랙 전략은 ▲남한과 미국을 철저히 분리 대응한다는 입장 ▲핵보유를 전제로 한 대응 ▲한미 동맹의 균열 도모 등을 바탕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보인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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