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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과 예술성, 문예회관의 딜레마

안진우 기자 입력 2018.03.27 17:47 수정 2018.03.27 17:47

국내 유수의 교향악단이나 합창단, 문예회관은 대부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을 하고 있다. 따라서 시설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지원이 가능하고 공공성과 공익성을 우선으로 문화정책을 실현하는 데에는 강점이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운영상의 적자와 경영 효율성의 문제에 부딪혀 문화 제공자인 예술인과 마찰이 생기는 일들을 많이 겪어왔다. 단장이나 관장은 지방자치단체장에 의해 임명되는데 특히 예술인이 아닌 경우 관료적인 성격이 강하며 대체로 문화예술프로그램에 대한 지식과 운영에 대한 전문성이 약하다는 것이 지적되어왔다.
특히 경영인과 예술인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불거졌던 어느 시립교향악단의 사태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무원 출신의 관장이나 단장은 문화 선진국일수록 잘 찾아볼 수 없는데, 문화 낙후지역일수록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한다. 그렇다고 예술인 단장이나 관장이 모든 해법은 아니다. 전문성과 단체의 장악력은 커지겠지만 경영의 효율성과 투명성, 행정능력의 결함으로 인한 문제제기가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
문화재단은 다른 공공기관과 달리 의사결정의 유연성이 있어야 하며,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관공서보다 디자인 회사나 광고 회사와 같은 조직 운영이 더 적합하다고 할 수 있겠다. 창의성이 중요시 되는 조직일수록 조직원들은 더 전문적이어야 한다. 특히 문화재단 대표(상임이사)는 예술과 경영, 행정의 접점에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인사관리, 기업경영의 마인드가 검증되어야 하고 예술을 이해하여 비전과 행동으로 표현할 수 있는 융합형 리더여야 한다. 직원들도 전문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동시에 행정적인 업무능력이 있어야 한다. 관장과 직원들간의 상호 이해가 필요조건임은 물론이다.
공공기관인 문예회관은 지역의 알려지지 않은 재원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동시에 수준 높은 예술행위를 지역민에게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러한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민간의 후원이나 협찬, 지원 등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한데 일방적인 후원금을 받는 것 이상의 사업을 운영할 필요가 있겠다.
관장은 문예회관의 환경요소라 할 수 있는 관객, 정부, 후원자, 예술가 및 단체, 관련조직 등과의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형성하고 지속적으로 재원을 확충할 수 있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문화의 발전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된다.
첫째, 예산구조의 불균형을 바로잡고 재정 확보를 통해 기획 공연을 만들어야 한다. 지원되는 공공자금으로만 자체 기획 공연을 제작하기는 무척 힘들다. 제작비는 전속단체의 인건비에 비하여 턱없이 부족해 수준 높은 공연 제작에 한계가 있는데, 좋은 공연을 위해서는 인건비 대비 공연제작예산의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새로운 공연 프로그램의 개발이다. 매년 같은 레퍼토리는 수준 높고 안정적인 공연을 제공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작품에 대한 투자나 개선 없이 반복적인 공연을 보여주는 것은 예술 소비자나 공급자 모두에게 매너리즘에 빠지게 하고 예술에 대한 흥미를 반감시킨다.
셋째, 각 단체별 회원제에서 장소 중심의 회원제로 바꾸어야 한다. 어느 공연의 편식이 아닌 문예회관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나 전시가 개인에게 흡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제 문화라는 말은 일상이 되어버렸다. 국가적으로도 문화경쟁력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문화와 예술의 문턱은 높다. 대구 시민 중 평생 한 번도 공연을 보지 못했다는 사람도 있다. 대구광역시 내 문화재단이 공공기관으로서 시민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아직 많다는 뜻이다.

▲ 정 휴 준 연구교수(Ph.D) / 대구가톨릭대학교 희망나눔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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