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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만 안동관광의 메아리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8.10.03 18:56 수정 2018.10.03 18:56

안동, 1천만 관광의 잠재력은 차고도 넘치지만 이대로는 어렵다고 본다. 안동관광의 품격은 1천만이 아니라 1억 관광도 되겠지만, 지금까지 있는 그대로 그냥 보여주는 식의 관광으로는 안동관광이 품고 있는 심오한 정신적 가치와 진하고 선명한 색깔과 뜨거운 휴머니즘을 제대로 느낄 수 없기 때문에, 겉보기 관광으로 한 번 왔다 가면 다시 오지 않는 지나가는 관광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심지어 구국의 혼이 담긴 하회마을의 징비록이나 우주섭리를 꿰뚫은 도산서원의 성학십도를 두고도, 촌 동네 별로 볼 것이 없다는 푸념을 늘어놓는 관광객들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안동관광을 다양화 하여 볼거리도 보완하고, 입체적으로 분석하여 테마 별로 블록시스템을 구축하고, 연계관광 교통벨트도 짜임새 있게 구성하여 밀도 있게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관광지의 특성에 맞게 스토리텔링과 색깔을 입히고, 시공간을 초월한 6차원의 세계에서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가공을 하고, 품격 높은 디자인으로 섹션별로 분류하여 Colourful 하게 포장도 해야 한다.
그리하여 블록ㆍ밸트화로 포장 된 안동관광일정표를 배포하여 관광객들이 하루에 적정범위를 선택ㆍ관광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안동관광 전체기간은 며칠정도 걸리는지도 알 수 있도록 하여, 하루에 여기저기 마구잡이 관광으로 안동관광을 이해하지 못하고, 볼거리 없다는 식으로 안동관광의 질을 떨어뜨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는 찾아오는 관광객 잘못이 아니라, 맞이하는 우리가 주도면밀하게 대비하지 못하여 일어나고 있는 현상임을 명심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하회마을 권역을 하루관광 블록으로 하면 인접한 병산서원과 연계ㆍ순환하고 부용대와 병산으로 도선이나 섶다리를 놓아 낙동강 자연경관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도록 해주고, 외부 주차장을 조성하여 사방에서 편리하게 출입할 수 있도록 해야 안동관광의 이해와 품질을 높이고 더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올 수 있다고 본다. 징비록을 쓴 옥연정사는 물에 막혀 못가고, 병산서원 만대루는 산에 막혀 못가서 마을만 둘러보고 가는 반쪽 관광으로 지금까지 5백만 시대를 맞이했지만, 지금부터 1천만 시대를 이루기 위해서는 입체적 관광으로 탈바꿈해야 된다. 문화와 역사가 응어리진 하회마을 관광의 특성을 풀어내어서 365일 탈춤축제 같이 직접 탈도 만들어 써보고, 도포에 갓 쓰고 걸어 보고, 징비록도 시청각 해보고, 서애 류성룡 선생의 동상도 크게 세워서 면전에서 우러러보며 경외심도 가져볼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이다.
중국 서안(옛날의 장안)에 여행을 가보니 당나라 시대의 위인들 동상이 많아서 인상에 남는다. 그 유명한 시선 이태백, 두보와 당 현종에 양귀비까지 실물동상 앞에서 그 위인들을 상상하고 느끼는 매력이 참 신비로웠다. 안동에도 수많은 위인들이 많은데 우러러볼 동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도산서원의 퇴계 이황 선생까지 근엄한 동상을 세워봤으면 좋겠다. 중국 진시황 무덤전방에 8천명의 병마용이 발굴되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도 살아있는 사람처럼 병마용을 대하면 곧바로 말하고 행동할 것 같이 실감나기 때문이다.
하회마을과 가일, 소산, 오미마을은 한눈에 바라보는 십리 길에 있으나 연계관광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서 하회 1백만 관광객들이 그냥 스쳐지나간다. 가일마을에 막난 권오설 선생의 사회주의 독립운동과 노동운동 정신을 테마관광으로 엮어서 21c의 고품격 관광자원으로 발전시켜나가면 아주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 같다. 임란의병부터 3백년의 맥을 이어서 불꽃처럼 타오른 사회주의 독립운동이 지금까지 묻혀왔던 아픔이었기 때문에 그만큼 더 빛나는 역사적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영화 남한산성으로 유명한 청음 김상헌 선생의 ‘가노라 삼각산아’ 시비, 청음루, 삼구정 등 유구한 관광자원이 많은 소산마을도 지나가면 잘 보이지 않고 이정표 외에는 관광안내도 없다. 그래서 하회마을로 오가는 관광객들이 대부분 그냥 스쳐가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일본 황궁에 폭탄을 투척한 추강 김지섭 선생 등 한 마을에서 24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오미마을도 대단한 관광자원이므로, 하회마을과 연계하여 가일, 소산, 오미마을과 새천년도읍지 경북도청까지 한 블록으로 벨트를 구축하고 마을 앞에 주차장을 조성하여 순환관광 하면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전국 각지에서 1천만 관광을 외치고 있지만, 실재로 1천만 관광을 달성한 곳은 경주, 전주, 여수, 단양 등 천혜의 자연환경과 역사문화를 자랑하는 몇 안 되는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안동도 그만한 여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으므로, 이제는 입체적 관광으로 테마블록, 벨트, 감동, 체류, 다시방문 하는 체계적인 관광시스템으로 거듭나야 한다. 특히 관광지 내ㆍ외부 교통망, 환경, 편의시설, 숙박, 음식, 상행위, 질서유지, 안전관리 등의 제반여건을 재정비하고 제도화하여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고, 안동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떠날 때 까지 효율적인 연계ㆍ순환관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Platform을 하루빨리 갖추어야 한다.

▲ 김 휘 태 / 안동시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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