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정태옥 국회의원이 국가보훈처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독립운동사적지 일반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독립기념관으로부터 역사적 가치와 교육적 중요성을 인정받은 국내 주요 독립운동사적지에 대한 국가보훈처의 최근 8년간 현충시설 지정률은 고작 50%대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국가보훈처로부터 제출받은 ‘현충시설 일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으로 전체 독립운동 관련 현충시설 911개소 중 6%인 55개소에서 안내판 또는 표지석이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충시설 종류 별로는 ▲비석 16개소 ▲동상 9개소 ▲탑 5개소 등으로 조사됐다.
정 의원은 “이런 결과물은 독립기념관이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간 실시한 국내 독립운동사적지 전수 조사에 대한 국가보훈처의 현충시설 승격 지정 등 최근 8년간의 후속 조치 점검에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독립기념관의 당시 전수 조사에서 전체 대상 1천344개 국내 독립운동 사적지 중 원형 보존 및 기(旣) 복원 사적지는 76개소와 55개소에 그친 반면 변형, 멸실, 훼손된 사적지는 각각 495개소, 713개소, 5개소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원형보존과 복원 사적지는 전체 사적지 중 채 10%도 안되는 것이다.
독립기념관은 이를 토대로 역사성 및 교육적 중요성 등 보존 가치가 높다고 인정되는 상위 A등급 분류 독립운동사적지 268개소(상위 20%)에 대해선 원형보존 및 개보수 등 철저한 보존?관리의 필요성을 제언했고 당시 국가보훈처는 이를 받아들였다.
국가보훈처는 이를 위해 해당 사적지에 대해선 현충시설심의위원회에 직권 회부하는 등 현충시설 승격 지정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으나 해당 전수 조사 이래 최근까지 8년여간 국가보훈처의 현충시설 지정율은 기대이하의 수준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지난 8월말 기준으로 당시 A등급 분류 사적지 268개소 중 현충시설로 승격 지정된 사적지는 151개소(56.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독립기념관에서 당시 원형복원 필요성을 제언한 독립운동사적지 9개소 중 국가보훈처가 실제 복원한 사적지는 최근까지 겨우 3개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태옥 의원은 “현충시설과 달리 국내 독립운동사적지에 대해선 예산 지원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등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며 “국가보훈처는 지자체 협의 노력 등을 통한 독립운동사적지에 대한 체계적 보존?관리에 조속히 나서야할 것”라고 주문했다.
대구=황보문옥 기자 hmo491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