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13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곽용환 고령군수가 3선 군수에 취임하자마자, 자신의 관용차량을 장관급 차량인 배기량 3800cc의 K9 대형차량으로 교체해, 주민들의 비난이 일고 있다.
특히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일자리 감소 등으로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현실에서 지방선거에 당선된 후 기다렸다는 듯이, 대형차량으로 교체한 것에 대해 주민들의 곱지 않은 질타의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자치단체장이 지역주민들의 정서와는 거리가 있는 대형 승용차를 운영하는 것은, 지난 2006년 기준 ‘공용차량 운영관리계획’에 따른 행안부 기준에는 장관급 차량을 3300cc로 가이드라인을 정했지만, MB정부 때 신설된 ‘공용차량 관리규제’에서 배기량 기준이 누락됐고, 이후 점차 공무원들의 관용차량이 대형화 추세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중앙정부부처 1급(관리관) 공무원의 관용차량이 2000∽3000cc급의 소나타 또는 그랜저 급을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3급(부이사관, 광역단체 국장급) 예우를 받는 군 단위 자치단체장인 고령군수가, 중앙부처 장관급 관용차량인 3800cc급을 운영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고령군은 지난해 7월 K9 차량을 구입하면서 당초 편성한 7천만 원의 예산을 초과하자, 다른 예산을 끌어 사용하는 등 예산운영에도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와 관련 고령군 관계자는 “군은 당초 3300cc급 K9을 구입하려고 했지만 조달이 되지 않아 3800cc급으로 바꾸게 됐다”면서 “K9의 경우 3800cc가 오히려 3300cc급보다 가격이 낮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실과 관련, 작년 지방선거에서 현 곽 군수를 지지했다는 주민 A(51, 대가야읍) 씨는 “최근 고령 관내 자영업자 가운데는 월 100만 원 벌기도 힘든 주민이 대다수인데, 이 같은 주민들의 어려움을 보듬어야 할 단체장이 당선되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주민들 정서에도 맞지 않는 대형차량을 구입했다는 것은, 제사보다 젯밥에 더 관심이 있는 격이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최근 고령군 주민들과 공직자 내부에서는, 곽 군수의 인사와 관련한 비난과 불만의 목소리마저 높아지고 있어, 3선에 대한 피로감이 갈수록 쌓여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령 = 김명수 기자 kms4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