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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오늘도 이재한 형사는 뛰고 있다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9.06.10 19:54 수정 2019.06.10 19:54

박 만 용 경감
구미경찰서 청문감사관

“우리도 이렇게 힘든데 유가족은 어떻겠냐. 유가족이 흘린 눈물은 바다 같을 거다” 얼마전 선풍적인 인기를 이끌었던 드라마 시그널에서 조진웅(이재한 형사 역)의 대사이다.
응답하라 시리즈에 이어 과거로부터 걸려온 간절한 신호(무전)로 현재와 과거의 형사들이 미제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을 그린 이 드라마에서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많은 피해자들이 극중에 나온다.
대표적으로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도 유명한 화성연쇄 살인사건, 성수대교 붕괴사건, 밀양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들이다.
이런 사건의 피해사실은 서서히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가지만 그 사건의 당사자나 그 가족들은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나도 마음 속에서 지우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경찰은 가해자 처벌에 중점을 두는 응보형 사법체계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로 범죄피해자까지 보호하는 회복적 관점으로 확대하고 있다.
실제 많은 연구에서도 범죄피해로 인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초기에 개입하여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러한 중요성으로 인해 피해 직후 경찰단계에서 피해회복과 피해자보호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해서 경찰관 중 상담심리, 사회복지 전공자 등 관련 자격증을 소지하거나 수사부서 경험자 또는 피해자지원 관련 협력에 능력이 있는 자들을 피해자전담경찰관으로 선발하여 범죄피해자들의 회복에 노력하고 있다.
구미경찰서에서도 작년부터 피해자전담경찰관의 노력으로 많은 범죄피해자들의 회복에 도움을 주고 있다. 범죄피해로 인해 당장 주거지로 귀가하기 어려운 경우 임시숙소 제공, 데이트 폭력 등 신변보호를 위한 스마트워치 지급, 범죄피해자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고용노동부와 협업을 통한 취업지원, 범죄피해 청소년 스포츠 강좌지원 등 다양한 시책과 허그맘 구미센터와 업무협약을 통한 무료심리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이 드라마가 ‘더 이상 상처받는 피해자 가족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기획 의도처럼 경찰에서도 ‘피해자가 두 번 눈물 흘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오늘도 전국에 있는 ‘이재한 형사’들은 피해자전담경찰관이라는 이름으로 뛰고 있다.
드라마에서 시대를 뛰어넘는 간절한 무전 신호로 전달되었듯이 이러한 경찰의 노력들이 피해자의 마음에 자리잡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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