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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대규모 기업형 농사용 전기, 국가적 에너지 낭비와 국민부담 키워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9.10.14 18:51 수정 2019.10.14 18:51

조 정 봉 한국전력공사 경북본부 요금팀장

농사용 전기는 농·수·축산물 생산에 직접 소요되는 전력에 한해 적용하는 것으로 60년대 양곡생산을 위한 관개용 양배수 펌프에 적용을 시작으로 70년대 육묘, 전조, 농업, 축산업에 80년대는 농수산물 건조, 농작물 저온보관, 수산물 제빙냉동까지 확대 적용하고 있다.
한미 FTA체결 후에는 농수산물 가격안정 및 영세농어민 지원정책에 따라 적용대상이 확대되고 있어 농업부분에서의 에너지 소비구조 왜곡으로 국가적 에너지 낭비가 심각한 상황이다.
농업분야 주 에너지원은 전력, 석유, 가스이다. 90년도에는 kcal당 전기의 가격이 석유보다 3배로 가장 높았지만, 2004년을 기점으로 석유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해 2012년에는 전기보다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로 인해 석유난방이 점차 전기난방으로 대체되어 최근에는 농업용 에너지원중 전기의 비중이 35%까지 급증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2016년 농사용 면세유의 불법사용 폐단을 막기 위한 경유 면세유 지원 중단정책으로 인해 시설재배, 축사 등의 난방이 전기로 급속히 대체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이러한 농사용 전기난방의 증가는 발전에 필요한 에너지 수입과 온실가스로 인한 추가비용 발생으로 연간 수천억원의 국가 에너지 낭비를 가져오고 있다. 농사용 난방을 1차 에너지원인 석유로 직접 난방을 할 경우 에너지 손실이 20%인 반면 석유에서 2차 에너지인 전기로 변경하여 난방을 할 경우 약 60%의 손실이 발생한다.
최근 스마트 팜 및 축산농가 등에서 값싼 농사용 전기를 이용하는 대규모 기업형 농장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지난 10년간 계약전력 300kW미만 농사용 고객은 연 평균 수요가 5% 증가한 반면, 300kW이상 대규모 기업농은 무려 2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기업농은 전체 농가호수의 0.2%에 불과하지만 농사용전력 전체 사용량의 57%를 점유해 원가이하로 저렴하게 전기를 공급하는 농사용 제도 취지를 위협하는 동시에 일반용, 주택용 등의 다른 용도 고객의 전기요금 인상 압박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기업형 시설농가에서 태양광, 히트펌프 등의 신재생에너지원을 활용한 ‘에너지자립형 스마트 팜’ 같은 수요관리가 가능한 고효율기기 도입을 유도하고 농업부문 전반에서 저탄소·고효율 구조의 고효율기기로의 전환을 장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정부기관에서는 무분별한 농사용 전기 사용을 자제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와 국민 모두가 합리적인 에너지 소비를 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정책 개선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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