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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80세의 벽' 천지난만은 늙음의 특권

김경태 기자 입력 2025.06.19 06:07 수정 2025.06.19 07:49

미디어발행인협 회장‧언론학박사 이동한


'80세의 벽'은 와다 히데키 일본의 노인정신의학 및 임상심리학 전문의사의 저서다. 이 책의 표지에는 '벽을 넘어서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20년이 기다리고 있다'는 부제가 달려 있다. 2022년에 발간된 이 책은 첫 해에 50만 권 판매 실적을 올렸으며 아마존의 베스트셀러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1994년 부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지금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30%를 넘었다.

히데키는 1923년 간토 대지진으로 자녀를 모두 잃고 홀로 살 수 없는 시니어들을 위해 세워진 요코 후카이 병원에서 근무했다. 그는 35년간 시니어 정신의학 전문의로 많은 사람을 들여다 보면서 어떤 사람이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지를 관찰했다. 시니어들의 건강을 검진하여 데이터를 쌓고 사망자 유해를 부검하면서 여러가지 병변을 조사했다. 미군이 일본을 점령했을 당시 2000여구의 해부 자료가 있었다고 한다. 이 책에는 80세가 넘어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제시했다. 80세가 넘으면 여러 신체 기능이 쇠퇴하지만 잔존 기능을 잘 활용하면 남은 기간을 활기차게 살 수 있다는 주장을 했다.

그의 주장을 요약하면 "우선 싫은 걸 억지로 참지 말고, 좋아 하는 일을 할 것. 먹고 싶은 건 먹는다. 술도 당기면 마셔라. 건강진단은 받지 않는 게 낫다. 약은 상태가 나쁠 때만 복용하자. 운동은 적당히, 그래서 산책이 제일 좋다. 번거로운 뇌 훈련보다 하고 싶은 일을 그냥 하는 것이 뇌에도 좋다."고 했다. 그는 80세의 벽을 넘어 100세까지 장수하기 위한 방법 44가지를 제시했다.

1.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 2.심호흡을 하고 물을 마셔라 3.운동은 적당히 하라 4.더위를 참지 마라 5.기저귀를 착용해도 된다 6.음식을 오래 씹으면 뇌에도 좋다 7.기억력은 쓸수록 좋아진다 8.약은 독이니 과용하지 마라 9.혈압 혈당 코레스테롤 약은 자제하라 10.고독은 외로움이 아니다 11.땡땡이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12.운전면허는 반납하지 마라 13.좋아하는 일을 하라 14.성적 욕구는 당연한 것이다 15.밖으로 나가면 뇌가 좋아진다 16.먹고 싶은 것은 먹어라 17.조금씩 먹고 걷고 자는 것이 좋다 18.만나고 싶은 사람과 어울려라 19.TV 보는 시간을 줄여라 20.투병 보다는 병과 함께 하라 21.부정적인 사고를 하지마라 22.고기는 적당히 꼭 먹어라 23.입욕은 너무 뜨겁게 하지 마라 24.잠을 못 잤으면 낮잠을 자라 25.즐거운 일은 두뇌에 좋다 26.하고 싶은 말은 하라 27.병원과 주치의는 정해라 28.좋은 사람인 척 하다가 건강 해친다. 29.생각 바꾸는 것을 두려워 마라 30.치매는 나쁜 것 만은 아니다. 31.배우기를 멈추지 마라 32.겉치례로 대하지 마라 33.천진난만은 늙음의 특권이다 34.싫은 일 참으며 하지 마라 35.하루 15분이상 햇빛을 쬐라 36.경험한 것으로 타인을 도와주라 37.마음 대로 여유롭게 살아라 38.욕망은 장수의 원천이다 39.낙천주의는 고령에 필수다 40.코로 숨쉬는 복식호흡을 하라 41.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라 42.내 마음 가는대로 하루를 살아라 43.오래 살면 거의 치매에 걸린다 44.웃으면 복이 온다.

히데키 박사는 욕망과 감정을 너무 억제하지 말고 먹고 자고 쉬면서 지인과 친하고 만나면서 수술과 약물에 의존하지 말고 자연과 순리를 따라 살면 장수하게 된다고 했다.

공자는 "70세가 넘으면 마음이 하자는 데로 하면 법규을 벗어나지 않게 된다(從心所慾不踰矩)" 고 했다. 인간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그냥 노쇠하는 것이 아니라 완성해 가는 것으로 봐야 한다. 그렇다면 마음과 영혼도 잘 성숙해 가도록 관리하고 몸과 질병도 잘 관리하면서 자연과 자유를 누리며 살아야 할 것이다. 나무도 열매를 맺기 위해 잎과 꽃도 시들어 떨어지고 가지도 고사한다. 인간도 유사한 과정을 밟게 된다고 볼 때 자연의 순리를 이해하고 순응하는 것이 옳은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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