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송은 두꺼운 껍질과 단단한 재질을 가졌다. 속살은 누렇다. 때문에 우리의 전통적인 이름은 황장목(黃腸木)이다. 일제 강점기 때 황장목을 금강송으로 명칭을 바꿔, 일제가 국제기구에 등록했기 때문이다. 황장목은 ‘누런 창자 나무’란 뜻이다. 속이 붉은 나무를 말한다.
조선 시대엔 임금의 관(棺)을 만드는데 쓰였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대저 소나무가 자라려면, 반드시 몇 갑자(甲子)를 지난 후에야 황장에 합당할 수가 있다.’(숙종 39년 1713년 4월 5일, 숙종실록 53권)
다른 나무들에 비해 금강송은 한층 격을 높게 쳐주는 경우가 많다. 표피는 얇으면서도 재질이 단단하다. 생장이 느려, 나뭇결이 치밀하다. 뒤틀림이 적어 목재로 쓰기에 가장 적합한 소나무이다. 소나무의 반출을 엄격하게 감독한다. 울진도 예외가 아니다. 1680년 숙종이 소광리 일대에 황장금표를 세웠다. 1982년에는 산림청의 천연보호림으로 지정했다. 2019년 경북도에 따르면, ‘울진 금강송 명품 숲 조성 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산림청의 ‘산촌거점권역 육성 시범 사업’일환이었다. 2024년까지 6년간 500억 원을 투입했다. 이 사업은 금강소나무 숲으로 산림복지 서비스를 창출했다. 금강소나무 숲을 이용한 사람 중심의 산림자원 순환경제를 구축했다.
2024년 12월 9일 본지 보도에 따르면, 올 5월 금강송 소광리에서 불법 소각 행위 1건, 2024년 11월 온정 덕산리와 금천리에서 불법 소각 행위 2건을 적발해, 과태료를 부과했다. 지난 2023년 산림 인접지 소각으로 과태료 부과 건수는 15건(374만 원)이었다. 2024년 드론스테이션 도입·운영 후 발생한 불법소각 건수는 6건(144만 원)으로 50% 이상 감소했다.
지난 8일 산지농업시스템(Ul-Jin Pinetree Agroforestry System)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Globally Important Agricultural Heritage Systems, GIAHS)에 따르면. 울진 금강송을 산지농업시스템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렸다. 과학자 문평가단(SAG) 심의에서 ‘울진 금강송 산지농업시스템’의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확정 의결했다.
‘울진금강송 산지농업시스템’은 소나무 원시림을 이룬 500년 된 금강 소나무 군락지 주변서 지역 주민이 오랜 세월 동안 금강 소나무 숲을 가꾸고 보호했다. 임업과 농업을 전통 방식의 산지 농업이다.
FAO는 울진 금강송 산지농업시스템의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사유에 따르면, 금강소나무 숲에서 자연적으로 자라나는 송이와 그 숲에서의 약초 채취, 산림을 활용한 산양삼·산마늘 등 여러 가지 산채 등을 재배했다. 낮은 평지에서 계곡물을 이용한 봇도랑으로 논 농업을 경작했다. 화전민 생가터 보존으로 역사적 가치를 높였다. 주막촌과 보부상 문화를 영위한, 산촌의 자급자족 시스템의 특별함(Unique)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울진금강송 산지농업시스템’은 지난 2016년에 제7호 국가중요농업유산에 지정했다. 울진군의 독창적이고 지속 가능한 산지 농업을 국제적 가치로 인정받기 위해 준비해 왔다. 2023년 5월에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신청서를 FAO에 제출했다. 2024년~2025년 3월까지 보고서를 5차례에 걸쳐, 보완했다. 마침내 5월에 FAO 세계중요농업유산 과학자문그룹(SAG) 캐서린 터커 위원(SAG부위원장, 플로리다대 생태학 교수)의 현지실사 진행으로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가 확정됐다.
등재 조건은 식량 및 생계 안정성, 생물다양성, 지역 전통 지식체계, 문화가치 체계 및 사회조직, 경관 등 다섯 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손병복 울진군수는 울진금강송 산지농업의 가치를 널리 알린다. 김주령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농업유산 발굴과 보전에 적극 노력한다.
금강송이란 이름에 아직도 일제의 잔재(殘在)가 남았다는 것은 수치다. 여기서 일제강점기가 고친 이름인 금강송을 버리고, 황장목(黃腸木)이란 제 이름을 다시 찾아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