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글로벌 대형 업체와 22조 7648억 원 규모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의 단일 고객 계약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계약이 파운드리 부문의 반등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대형 기업과 22조 7648억 원 반도체 위탁생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이달 24일~오는 2033년 12월 31일까지다.

계약 규모는 삼성전자 지난해 매출 300조 8709억 원의 7.6%에 해당한다. 삼성전자는 경영상 비밀 유지를 위해 계약 업체와 생산 공정 등 주요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이번 계약으로 파운드리 사업이 부진을 떨쳐내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한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5.9% 감소한 4조 6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는데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부진이 주요인으로 꼽혔다. DS 부문에서도 파운드리의 부진이 계속됐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 점유율도 계속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1위 업체인 대만 TSMC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는 더욱더 벌어지고 되레 3위 업체인 중국 SMIC의 추격은 거세기만 하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7.7%로 전년 1분기 대비 3.3%p 하락했다. TSMC의 점유율은 67.6%, 중국 SMIC는 6.0%다.

이에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약 23조원)를 투입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 생산 기지를 짓고 있다. 이번 수주 역시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미주법인(DSA)은 올해 초 파운드리 사업의 북미 고객사 수주를 확대하고자 대만 TSMC 출신인 마거릿 한 전 NXP반도체 글로벌 구매·조달 부문 부사장을 파운드리 총괄 부사장급 임원으로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