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도, 그 전해에도 우리는 비슷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평범한 도로가 순식간에 강으로 변하고, 지하차도와 주택가가 물에 잠기며,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는 모습입니다. 이제 폭우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과거의 장마가 며칠 동안 이어지는 비였다면 최근의 비는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맑던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집니다. 사람들은 이를 흔히 '물 폭탄'이라고 부릅니다.
기상청은 이런 집중호우 가운데 특히 위험한 수준을 '극한호우'로 구분합니다. 1시간 동안 50mm이상이면서 3시간 동안 90mm이상의 비가 내리거나, 1시간 동안 72mm이상의비가 쏟아지는 경우입니다. 시간당 50mm의 비는 우산을 써도 온몸이 젖을 정도의 강한 비이며, 자동차 와이퍼를 가장 빠르게 작동해도 전방 시야 확보가 쉽지 않은 수준입니다.
문제는 이런 폭우가 특정 지역에만 국지적으로 집중된다는 점입니다. 불과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은 맑은데 내가 있는 곳만 물바다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이 같은 극한호우가 앞으로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재난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올바른 행동은 생명을 지킬 수 있습니다. 올 여름, 나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행동 요령을 소개합니다
비가 오기 전에는 정보를 확인하고 위험 요인을 제거하세요. 재난 대응은 비가 내리기 전에 시작됩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스마트폰에 행정안전부의 '안전디딤돌' 앱을 설치하는 것입니다. 재난 문자, 기상특보, 국민 행동 요령, 주변 대피소 위치 등을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집 주변 배수구를 점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낙엽이나 쓰레기로 배수구가 막히면 빗물이 빠져나가지 못해 침수 피해가 급격히 커질 수 있습니다. 아울러 가족과 비상연락망을 공유하고, 우리 동네 대피소 위치와 안전한 이동 경로를 미리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특히 지하차도, 강변 산책로, 급경사지 등은 대피 경로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비가 내릴 때는 이동을 멈추고 높은 곳으로 대피하세요. 극한호우가 시작되면 가장 중요한 원칙은 “위험지역에서 즉시 벗어나는 것”입니다. 많은 인명사고는 위험을 과소평가하거나 조금만 더 버텨보자는 생각에서 발생합니다.
침수된 도로를 걸을 때는 맨홀을 특히 주의합니다. 맨홀 주변에서 기포가 올라오거나 물이 강하게 솟구치는 경우는 내부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즉시 해당 구역에서 멀리 떨어져야 합니다. 물이 고인 도로는 맨홀이나 구덩이의 위치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가능하면 이동을 자제하고, 부득이하게 이동해야 하면 건물 외벽을 따라 조심스럽게 이동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안전합니다.
수해 지역의 물과 음식물은 각종 세균이나 오염물질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은 반드시 끓여 마시고, 조금이라도 이상이 의심되는 음식은 과감하게 폐기해야 합니다. 재난 이후에는 건강관리와 위생관리 역시 중요한 안전 수칙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 실천할 3가지, 극한호우는 내일이 아니라 오늘 밤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지금 휴대전화를 들고 다음 세 가지만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안전디딤돌’ 앱 설치하기, 가족 비상 연락망과 만날 장소 정하기, 집 앞 배수구와 빗물받이 점검하기입니다.
재난은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대비는 지금부터 할 수 있습니다. 기후 위기 시대의 안전은 거창한 장비나 특별한 기술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위험을 미리 알고, 올바르게 행동하는 작은 습관에서 시작됩니다. "설마 괜찮겠지"라는 생각보다 "혹시 모른다"라는 경각심이 한 사람의 생명을 지키고, 한 가족의 행복을 지켜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