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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지방이 망해야 나라가 사는가?

홈페이지담당자 기자 입력 2026.07.28 06:43 수정 2026.07.28 06:43

전 안동시 풍천면장 김휘태


국가 전체 예산에서 지방 세입은 20%지만 지방 세출은 60%다. 40% 세입을 국가에서 징수해 다시 지방에 나눠준다. 지방교부세나 보조금 등으로 주지만 그 명목과 절차가 천태만상 까다롭다. 사업비는 국비라는 정책으로 공모해 지방비를 일정 비율 매칭시키고 사후 관리는 되든 안 되든 지방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지방자치는 지방분권이 기본 조건이며, 그중에서도 가장 우선적인 것이 재정 분권이다. 그런데에도 불구하고 36년이 지나도록 재정 분권은 하지 않고 재정자립도 20%가지고 지방자치 한다고 쇼하고 있다. 중앙집권식 헌법부터 지방자치법까지 관련 법령과 제도개선도 하지 않고 20조 운운하며 주먹구구식 지방자치 한다고 난리법석이다.

AI 브리핑, 경북 3대문화권사업에 2조 원이 투입됐지만 연간 280억 원이나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콘텐츠·경쟁력·접근성·숙박 기반이 부족해 관광객이 늘어나지 않는다. 2024년 46개 사업장 중에 39곳이나 적자를 냈고, 지자체에 유지 관리비 부담과 사업 간 중복·과잉투자 논란까지 겹치면서 건설 위주 사업이라는 비판이다.

2025년 잠정 집계로 영주 선비세상, 안동 국제컨벤션센터와 한국문화테마파크, 경주 화랑마을, 구미 에코랜드, 영천 화랑설화마을, 구미 성리학역사관은 10억 원 이상 손실을 낸 대형 사업장이다. 특히 안동 국제컨벤션센터는 세계유교문화박물관과 함께 1,800억 원이나 투입됐지만, 도심과 떨어져 행사 유치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외에도 영양 산촌문화누림센터, 성주 심산문화테마파크, 가야산 역사신화공원 등 매년 수억 원대의 인건비, 시설물 유지·관리·운영비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하나같이 중앙이나 광역 정책으로 시·군지역에 지원해 지방자치단체에서 분담·집행한 것들이다. 지방에서 자율적으로 긴요한 주민 숙원사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 이상 이런 폐단을 종식하고 주민 복지와 지역발전에 부합하는 자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재정 분권을 확립해야 한다. 대한민국 세입 40%를 지방비로 전환하고 나머지 20% 지방비도 포괄적 보조금으로 지방에서 필요한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재정 분권형 개헌과 법·제도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아울러 지방 소멸 대책도 수도권 대항 통합이 아니라 지방자치·분권으로 나아가 지방 자체의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최근 우여곡절 끝에 통합한 전남광주특별시는 7월 1일 출범이 무색하게 지역갈등 내분이 심각해지고 있다. 주 청사와 공무원 인사부터 기업, 병원, 학교, 공항 등 각 지역의 주도권 싸움까지 첨예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을 규탄하며 묻고 싶다. 초광역 행정 통합을 준비도 없이 선거판에 밀어붙인 이유가 뭔가? 이런 지역 갈등은 상식적으로도 예상되는 것인데, 왜 주민 합의도 없이 관(정치) 주도로 몰아 넣었는지 대답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좌충우돌하다가 미봉책으로 봉합하더라도 마·창·진처럼 그 상처가 아물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 실정이 이러함에도 대구·경북 시·도지사가 또다시 TK 통합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시·도민 우롱 행위다. 그것도 전남광주특별시 못지않게 주민투표나 합의 절차도 무시하고 우선 통합부터 하고 보자는 무도함은 재탕, 삼탕을 넘어 무려 네 번째다. 이런 가혹행위를 누가 정당한 정치·행정이라 하겠는가?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고 호들갑 떨면서 실상은 지방을 죽이고 있는 아이러니를 무엇이라고 해야 할지, 이것도 국가 폭력인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대한민국 헌법에는 조세 법률주의로 법률에 따라 조례를 제정할 수 있고, 세법과 지방자치법에도 지방자치(재정)분권을 명시하지 않고 있어, 지금도 지방자치·분권은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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