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
조계종 제16교구 말사로 신라 시대에 건립되었다. 본래 절터는 길안면 용계리에 있었다.
1949년 화재로 인해 산신당을 제외하고 모두 불탔다. 그 후 6·25 전쟁이 발발하면서 전 가람이 완전히 소실되었다. 원래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법당과 요사채로 구성되었는데, 1986년 임하댐 건설로 수몰되어 안동시 길안면 웃장터길 91-17 현재 위치로 옮겨 자리 잡게 되었다.
■ 설화
선찰사(仙刹寺)란 절 이름처럼 신선이 노닐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가진 절로 유명했다.
처음에 자리 잡은 길안면 용계리 사찰 터는 풍광이 이채로웠다. 그곳은 도연삼절(陶淵三絶)이라 하는 격진령(隔塵領), 도연폭포(陶淵瀑布), 선유창벽(仙遊蒼壁)이 이어지는 천혜의 절경을 이루던 안동 8경 중 한 곳이었다. 도연폭포는 높이는 불과 4m에 불과 하지만 낙동강 지류의 폭포 중 가장 으뜸이며, 격진령은 폭포 옆으로 깎아지른 듯한 높이 50m, 길이 300m의 바위산으로 병자호란과 삼전도의 굴욕에 비분강개한 표은(瓢隱) 김시온(金是瑥)이 이곳에 은거하며 붙인 이름이다. 선유창벽은 신선들이 노닐 만한 푸른 절벽이란 의미로 선찰사라 부는 것도 이러한 절경에서 연유한 것으로 전해오고 있다.
■ 사찰의 분위기
길안면 소재지에 자리하고 있어 불자들이 쉽고 자주 찾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불교의 대중화를 위해 세속과 떨어져 있지 않은 친근감이 돋보인다.
이렇듯 불자 속으로 파고들어 자리를 잡은 것을 보면, 불교의 대중화에 선봉에 선 사찰이 될 것이란 믿음이 생긴다. 풍요로운 길안들을 곁에 두고 청송~의성~영천의 잇는 교통의 요충지에 접근성이 좋다. 조용한 법당에 앉아 잠시 눈을 감으면 불국토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닌 바로 내 발아래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머무르고 싶은 절집이 되리란 믿음이 저절로 발원한다.
■ 가람의 배치
주전인 대웅전은 남향을 향한 팔작지붕 아래 정면 3칸, 측면 3칸으로 크지 않지만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자세히 눈을 맞추면 화려하지도 않고 빛나지도 않지만 다소곳한 단아함이 편안함으로 다가온다. 주전인 대웅전 좌측으로 종무소 겸 다목적으로 쓰이는 건물 1동이 절집의 전부다. 단출하면서 청아함이 깃들어 다시 들리고 싶어 진다.
■ 특징
선찰사 대웅전에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97호인 목조 석가여래좌상(木造釋迦如來坐像)이 봉안되어 있다.
높이가 42㎝의 결가부좌(結跏趺坐)한 소형 불상으로 항마촉지인의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석가모니불임을 알 수 있다. 이 불상의 특징은 17세기 전반 경북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에 걸쳐 활약했던 대표적인 조각승 현진(玄眞)의 작품이다.
특이한 것은 불상의 복장공 속에서 청색 비단에 붉은 글씨로 쓴 조성발원문(造成發願文)을 비롯하여 후통령, 다라니, 저고리 등 많은 유물이 발견되었다. 발원문에 의하면, 극락왕생을 위해 모두 11구의 불상과 불화를 동시에 조성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 불상 조성은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던 가장 유명한 조각승들이 대거 참여하여 공동작업으로 진행되었으며, 선찰사(仙刹寺) 불상은 이 가운데 하나로 지금까지 확인된 세 번째 불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선찰사 목조석가여래좌상은 왕실에서 발원한 불사(佛事)라는 역사적 가치와 17세기를 대표하는 조각승들이 참여하여 조성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아울러 복장 유물에 포함된 저고리에는 장열왕비(章㤠王妃)가 친착(親着)했음을 보여주는 묵서가 있어 17세기 전반 조선왕실의 복식연구에 큰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주지 스님과 대화
코로나19는 사찰도 예외가 아니었다.
주지 스님은 법진 스님으로 마스크를 낀 채 방금 여기도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여 난리라며 필자를 절집 마당에서 맞아주었다. 함께 자리해서 담소를 나누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만 여러 번 하시면서, 우리 절은 불사를 위해 많은 재정적 어려움을 감내하며 지금에 이르고 있다는 아쉬움도 말해 주셨다.
그리고 석당논총(石堂論叢)이란 선찰사 관련 책자 한 권을 주시면서 이 속에 선찰사가 모두 들어 있다는 했다. 그리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다시 물어 달라고 했다. 오래 이야기를 나눌 수 없는 것이 아쉽다며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않으셨다. 그 와중에도 대웅전에 주불로 봉안된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97호인 목조 석가여래좌상은 보물로 격을 높이기 위해 신청을 해 놓았다는 자랑을 잊지 않았다.
■ 찾아가는 길
상주~영덕 고속도로 동안동 IC에서 약 2㎞ 지점에 있다.
안동~영천을 잇는 35번 국도와 청송~의성을 잇는 914번 지방도를 이용해도 좋다. 어느 길을 이용해도 접근성은 용이하다. 선찰사를 찾으면 반드시 맑은 길안천에서 잠시 마음을 씻은 것도 좋다. 봄이면 사과꽃 내음과 가을이면 유명한 길안 사과 향에 취해 보는 것도 여행에서 얻는 보너스의 행복이다.
<자료제공=안동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