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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이륜차 안전운전 문화, 모두의 인식변화가 필요할 때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20.10.05 18:27 수정 2020.10.05 18:27

강 혜 민
구미경찰서 교통안전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배달 음식문화가 확산되자 이륜차 교통사고가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8월까지 집계된 구미지역 교통사고는 1천93건, 이 중 이륜차 교통사고는 9.2%인 101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18% 증가한 데 반해 이륜차 교통사고 건수는 무려 150%가 늘었다.
사고 대부분은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 신호 위반 등이 원인이다.
하지만 방향 전환이 쉽고 기동성까지 갖춘 이륜차를 단속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복잡하거나 좁은 도로에서는 2차 사고를 우려해 적극적인 현장 단속이 어렵다. 게다가 후면에 번호판을 부착하고 있어 CCTV 등 무인단속 장비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지금도 도로에선 바쁘다는 이유로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거나 배달지에 일찍 도착하기 위해 차량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는 위험한 곡예운전이 벌어지고 있다. 실시간 앱으로 배달 요청을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아예 자신의 운전대에 스마트폰 거치대를 설치해 둔 운전자까지 눈에 띈다.
이륜차 교통사고가 늘고 있는 건 생계를 위해 1분1초를 경쟁하듯 질주해야 하는 이륜차 운전자들의 상황 때문이다. 배달 서비스 상당수가 건당 수수료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안전보다는 빠른 배달을 우선시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이륜차 운행은 큰 비극으로 이어지곤 한다.
실제로 올해 8월까지 구미에서 발생한 교통사망사고 19건 가운데 9건이 이륜차 사망사고로 집계됐다. 전체 교통사고의 9.2%에 불과한 이륜차 교통사고가 사망사고 비율에선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륜차 평균 치사율(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과 비교해도 4배가 넘는 수치다.
최근 구미경찰서가 이륜차의 교통법규 위반 행위를 집중 단속하는 한편 지역 이륜차 판매·수리업체와 퀵서비스 업체 등을 방문해 사고 예방을 위한 홍보를 진행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정말 필요한 건 단속, 홍보가 아니라 이륜차 운전자들과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인식 전환이다.
이륜차 운전자들이 안전모 등 안전방비를 착용해도 사망사고는 확연히 줄어든다. 또 안전수칙과 교통법규까지 지키면 교통사고 자체를 예방할 수 있다.
도로 위의 비극을 막기 위해선 이륜차 운전자 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변해야 한다. 시간에 쫓겨 이륜차를 운행하는 운전자들에게 재촉전화를 하는 건 더욱 위험한 난폭운전을 부추기는 행동이다.
이륜차 운전자들의 법규준수와 시민들의 인식변화가 모여 이륜차 교통안전 문화에 바탕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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