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한 한국사에서 대가야의 역사는 아직까지 수 많은 부분이 밝혀지지 않았다. 잊을만하면, 발굴되는 과정에서 국가유산급 유물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을 뿐이다. 이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국가의 형태를 갖추었으나, 삼국시대보다 기록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가야는 삼국시대 낙동강 서쪽의 영남지방에 자리하던 여러 정치체를 통칭한다. 삼한서 변한의 소국들로부터 발전했다. 하나의 국가로 통합되지 못한 채 분산적으로만 존재했다. 6세기 중엽 신라에 모두 흡수됐다.
가야고분의 중심지도 한 군데가 아니다. 대표적인 것은 금관가야(金官加耶)의 중심지인 김해의 대성동 고분군, 대가야(大加耶)의 중심지인 고령 지산동 고분군, 아라가야(阿羅加耶, 安羅國)의 중심지인 함안 말산리 고분군·도항리 고분군, 소가야(小加耶)의 중심지인 고성 송학동 고분군 등이다. 2023년 9월 고대 가야의 유적 7개 고분군으로 구성된 ‘가야고분군’(Gaya Tumuli)이 유네스코 세계유산(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그 당시엔 문화재청(현재는 국가유산청)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제45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한국의 ‘가야고분군’이 고대 문명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임을 인정받아,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됐다.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가야고분군’은 한반도에 존재했던, 고대 문명국가 가야를 대표하는 7개 고분군 유적이다. 경북 고령의 지산동 고분군, 경남 김해 대성동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창녕의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고성 송학동 고분군, 합천 옥전 고분군, 그리고 전북 남원의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등이다. 고령군 고령면 지산동 고분군(池山洞古墳群) 사적 제79호다. 1977~78년에 걸쳐, 경북대와 계명대 발굴단이 44호분과 45호분을 발굴·조사했다.
지난 18일 고령 대가야가 대한민국서 다섯 번째 고도(古都)로 정식으로 지정됐다. 이는 고도 보존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공포에 따른 것이다. 이번 신규 고도 지정은 20년 만이다. 따라서 고령이 대가야 정치·문화의 중심지로 가치를 재조명받는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문헌기록과 고고학적 연구에 따르면, 대가야는 중앙집권적 국가체계를 갖췄다. 왕위 세습, 왕호 사용, 예악문화, 신화 및 매장 의례 등 다양한 문화적 전통을 지녔다. 고대로부터 고구려, 백제, 신라에 버금할 정도였다. 5세기 후반 대가야 영향력은 고령을 중심으로 합천, 거창, 함양 등 인접 지역까지 확장됐다. 고령 지역에는 대가야 도성 체계를 보여주는 궁성지, 왕궁 방어성(주산성), 수로 교통 유적 등 귀중한 문화재가 다수 남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가야 고분군’의 일부인 ‘지산동 고분군’이 위치했다. 고령의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게 평가돼, 신규 고도로 지정됐다. 이번 고도 지정으로 고령 대가야의 역사적 가치를 국내외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고령 지역 유·무형 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한다. 세계유산 탐방거점센터 건립 및 역사·문화 공간조성 사업 등으로 관광 및 문화산업 활성화를 도모한다. 주거환경 개선, 가로 경관 정비, 주민참여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한다. 지역 주민 삶의 질 향상과 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고령군은 지난 18일, 현안 해결을 위해 경북도청을 방문했다. 예산 확보를 하기 위서다.
정부 추경예산 수립 시 국비 반영 및 내년도 예산 확보 등 총 11건 524억 원을 건의했다. ‘세계유산의 도시 대가야 고도 고령’의 도시 기반을 갖추기 위서다. ‘국립고령박물관’을 유치·건립한다. 대가야 문화유산 보수·정비사업 등 국가유산의 주요 현안사업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한다.
이남철 고령군수는 고령 대가야의 유산을 보존한다. 국가유산은 보존에 그 의미가 있다. ‘국립고령박물관’의 건립도 이를 위해서다. 이곳을 관광지로 만드는 것은 후차적이다. 고령은 ‘국립고령박물관 건립’부터 꼭 성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