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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대형 여객선 취항 수포로?

권미정 기자 입력 2018.02.06 21:17 수정 2018.02.06 21:17

30년 전으로 퇴행, 주민 반발 거세 30년 전으로 퇴행, 주민 반발 거세

울릉도의 대표 선박, 1995년부터 취항한 대형 쾌속 여객선 썬플라워(대저해운, 2394t)호가 노후함에 따라 선령이 25년이 되는 오는 2020년까지 운항되기에 울릉도에 사는 주민이라면 누구나 이 썬플라워호를 대체할 새 선박의 종류와 크기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어왔다.
썬플라워호의 뒤를 잇는 대체선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어왔던 가운데, 선사인 대저해운과 울릉군의 입장차이로 대저해운이 썬플라워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500~600t급의 소형 선박을 구매하기로 내정한 것이 알려지면서, 울릉군민의 분노가 SNS를 바탕으로 점점 커지고 있다.
울릉군청에 따르면 2017년부터 수 차례 대형선박 구입과 관련한 조례 제정을 두고 대저해운과 협의 했지만, 대저해운에서 주장하는 사계절 유류비 지원 등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조건들 때문에 협의가 결렬되었다고 전했다. 협의 결렬 후 대저해운에서는 소형선박 구매를 내정한 것으로 보인다.
울릉도와 포항, 묵호, 후포, 강릉을 잇는 구간은 총 4개의 회사가 운항을 하고 있다. 그러나 묵호와 후포, 강릉 노선은 비정기 노선으로 면허를 취득하여, 손님이 있으면 띄우고 없으면 배를 띄우지 않는 식으로 선사의 편의에 따라 배를 운항하고 있다.
겨울철 정기적인 노선은 포항-울릉항로가 유일한데, 태성해운의 우리누리호(543t)와 대저해운의 썬라이즈호(388t) 2편의 배 모두 소형 선박으로 겨울철 파고를 견디기엔 역부족이기에 일주일에서 열흘에 한 번 정도 배가 뜨고 있는 실정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설 명절 전에 썬플라워가 정기점검을 끝내고 운항을 재개했으나 올해 휴항기간은 유난히 길다. 졸업?명절, 병원 검진 등 각종 겨울철 대소사와 행사가 있지만 소형 선박들 밖에 없어 일주일, 이주일 전부터 행사에 대비해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에 대한 선사 측의 배려나 해명이 없는 것은 물론이다.
오죽하면 외국에서 한국 오는 택배보다 육지에서 울릉도에 오는 택배가 더 늦게 도착했다는 너스레 섞인 SNS글들도 눈에 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썬플라워가 없는 겨울기간 포항의 원룸을 단기 임대하거나, 친척집에 머무르는 울릉 주민들이 늘고 있다. 울릉도 주민들이 줄어드니 울릉도 내 식당과 편의시설들도 문을 닫고 있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사정 속에 울릉도에서는 겨울에 큰 병이 나는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가 된다.  
지난 5일엔 울릉도 70대 뇌출혈 환자가 6미터가 넘는 파고 속에 동해 해경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후송되었다.
그리고 지난 2일부터 오늘까지 울릉도는 주의보의 영향으로 배가 못 뜨고 있는 실정이다.
울릉=김민정 기자  namastt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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