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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물과 인간의 길은 같다.

홈페이지담당자 기자 입력 2025.08.05 06:45 수정 2025.08.05 06:45

전 안동시 풍천면장 김휘태


물길을 막으면 저항력이 생기고 부패하며 임계점에 도달하면 둑이 터진다. 인간의 길을 막아도 마찬가지로 저항하고 부패하며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면 사생결단을 낸다. 그러므로 물을 이용하는 방법은 인간을 대하는 것과 같이, 생명체로 존중하고 숨을 쉴 수 있도록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도리를 지켜야 쾌적한 환경에서 공생할 수 있다.

이런 근본을 바탕으로 물을 관리하고 이용하는 방법으로, 댐, 저수지, 지하수, 우물 등을 친환경적으로 운영하여 저항과 부패 요인을 줄이고, 임계점에 도달하지 않도록 적절하게 물길을 열어주며 숨을 쉴 수 있도록 생명력을 유지해야 한다. 인간도 상호 소통하고 호흡하면서 적절한 길을 열어줘야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이 태어나고 자라서 사회에 진출하듯이, 물도 빗물로 태어나 산과 들을 지나 강과 바다로 진출한다. 인간이 가정에서 머물고 육성하는 것처럼, 빗물도 산과 들에서 머물며 생명력을 키우고 하천으로 흐르면서 물줄기를 형성한다. 인간이 드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활기차게 살아가듯, 물도 강과 바다로 나아가 거대한 지구 생명의 원동력이 된다.

‘AI 브리핑’이다. 상선약수(上善若水)는 노자의 ‘도덕경‘에서,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의 겸허함, 유연성, 무쟁(無爭)의 이상적인 삶의 태도로 비유,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며, 막히면 돌아가고 낮은 곳에서 머무는 겸손함을 보여준다. 도가 사상에서 물은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상징으로, 타인과 다투지 않고 환경에 순응하는 태도를 강조한다.

고대로부터 물은 삼라만상의 영혼으로 생명력의 근원이라 하였다. 조상님들은 맑은 정화수 한 그릇 떠 놓고 소원을 빌었다. 이 세상에서 영원불멸의 생명력을 가진 것은, 오직 물 뿐이다. 이 세상의 어떤 성분과도 변하지 않는 선비의 모습이다. 그 어떤 독성화학물질과 오물에 뒤섞여도 물은 본성을 유지하며 정화(증발)하면 그대로 부활한다.

그런 자생력으로 물은 흘러가면서 오염된 유기물질을 정화 시키고 다시 맑은 물로 환원한다. 자연유하에 의한 자정작용으로 하천과 강물이 계속하여 맑게 흐르는 것이다. 그렇게 맑은 생명력을 가지고 바다로 흘러가서 수많은 해양생물을 살리고, 태양열을 따라서 구름으로 증발하여 다시 빗물로 환생하는 영원불멸의 순환 생명체다.

그런데도 대한민국의 물 관리ㆍ이용은 자연의 섭리를 거역해 왔다. 과학·기술·건설을 오·남용하여 하천을 제단하고 강물을 가로막았다. 지하수를 남용하여 논과 우물·저수지까지 메꿔 버렸다. 그리하여 가뭄, 산불, 홍수, 오염으로 총체적 물 문제에 직면해 있다. 거기다가 예측불허의 기후 위기까지 덮쳐서 이제는 재난 1호의 시한폭탄이다.

특히 낙동강은 석포제련소, 안동댐 중금속오염, 대구·경북 취수원 문제(이전), 부산·경남 취수원 문제(이전), 울산 맑은 물 공급과 반구대 암각화 보존, 맹독성 녹조 마이크로시스틴 오염 등 영남권 1,300만 주민의 생명이 위태로울 지경이다. 세계유산 1주일 만에 암각화도 또 다시 침수돼 국가적 명예 회복의 비상 대책도 요구된다.

그중에서 가장 시급한 대구 취수원 이전(강물순환방식 경북지방광역상수도사업), 부산 취수원 이전(강물순환방식 경남지방광역상수도사업), 울산 맑은 물 공급(운문댐 물 공급 암각화 보호)부터 연쇄적으로 풀어 나가고, 낙동강의 보 개방을 위하여 취·양수장 개량(수위 조절)과 산과 들에 2~3만 개의 농업용 저수지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지난해 전국 14개 ’기후위기 대응댐‘건설계획에 여러 지역에서 결사 반대하였다. 물 관리·이용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4대강 사업처럼 방법이 틀린 것이다. 저지대 강과 하천에 집중이 아닌, 고지대 산과 들에 분산 저수지를 배치하여 자연유하 자정작용으로 맑은 물을 이용하고, 그 지역 수리분권으로 지방자치 균형 발전도 이뤄 나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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